코로나19가 다시 심상찮은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48명 늘어 누적 확진자수는 모두 1만3137명(사망자 284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국내 지역발생과 해외유입 사례가 각각 24명이다.
지난 3일(63명), 4일(63명), 5일(61명)의 사흘간 60명대 증가세보다는 낮아졌지만, 수도권과 대전·광주 등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인천에서도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5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인 현행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했던 정부와 방역 현장의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거리두기 1단계 유지가 위태롭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지역 차원에서 거리두기 2단계로 높였다. 정부는 중앙 차원의 2단계 격상에는 신중하게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중대본은 일일 확진자수,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 비율, 관리 중인 집단발생 상황, 방역망 내 관리비율 등 4가지 지표를 방역단계의 기준으로 삼는다. 그런데 2주일 단위로 위험도를 평가하는 일일 평균 확진자수가 거리두기 1단계 기준치인 50명에 이르렀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비율은 10% 이상으로 기준치 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더 악화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역학조사 결과 최근의 코로나19 전파속도는 2∼3월 대구·경북지역 유행 때보다 더 빠르다고 한다. 인구밀도가 높은 대도시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른다. 더구나 전파력이 6배나 더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미국과 유럽에서 창궐했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종(變種)이 5월 초 이후부터 대부분 발견되고 있다. 해외유입도 증가세다. 전 세계 신규 확진자는 4일 21만 명 이상 쏟아져 팬데믹 선언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존에 알려진 침방울(飛沫)로만 감염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입자가 작은 에어로졸을 통해 공기로 전염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32개국의 과학자 239명은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이 같은 위험에 대해 경고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느 때보다 엄중한 위기다. 방역 당국의 실기하지 않는 대처가 중요하다. 곧 휴가철이 시작돼 전국에서 인구의 대이동이 이뤄지면서 대규모 감염 확산의 가능성도 우려된다. 지역단위의 방역 강화 조치는 무의미해진다. 거리두기 2단계 상향은 사람이 모이는 집합과 행사 금지, 다중시설 운영 중단 등이 뒤따르는 만큼 경제적 타격이 커 쉽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방역의 고삐를 더 죄고 예방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느슨해지고 있는 의식을 다잡아 자발적인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확실히 준수하는 자세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