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로 보는 경제
'넷플잌스'는 '넷플릭스(Netflix)'와 '익스플레인(Explain)'의 합성어로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되는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를 통해 특정 산업의 경제 규모를 설명하는 코너입니다. 콘텐츠 내용은 간단하게, 대신 여러 산업과 경제 실태를 집중적으로 조망하겠습니다.
"샴페인? 돈으로는 나를 놀라게 할 수 없어.""돈은 내가 가진 놀라운 것 중에 제일 하찮은 건데."
10대지만 남부럽지 않은 재력이 있다. 흔히 말하는 상류층 자제들. 당연히 명문 학교에 다니는 '엘리트들'이다. '라스 엔시나스'라는 학교에서 인맥을 형성하고,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즐겁기만 한 학교생활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한 건설회사의 부실시공으로 학교가 무너지고, 이를 계기로 학생 '평범한' 학생 3명이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된다. 게다가 파티에서 살인사건까지 일어난다. 학교생활이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엘리트들'은 하이틴 스릴러다. 시즌3까지 제작돼 공개됐는데 내용의 호불호를 떠나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공식적으로 시즌4 제작이 확정되면서 후속작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졌다.
◇대학교 등록금 가뿐히 뛰어넘는 학비…초등학교 학비가 1157만 원?
'엘리트들'에 나오는 '라스 엔시나스' 학교만큼 국내에도 유명한 사립학교들이 많다. 학비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교 등록금보다 비싼 것은 물론이고 1000만 원을 넘는 곳도 많다.
지난해 여영국 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에 있는 총 4개 사립 국제중학교의 학비는 평균 1100만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학비가 가장 비싼 곳은 경기 청심국제중학교로 연간 학비가 1499만 원이었다. 이어 경남 선인국제중이 1027만6000원, 서울 영훈국제중이 993만 원, 서울 대원국제중학교는 연간 897만 원으로 가장 저렴한 곳으로 뽑혔다. 사립초 6년(1295만 원), 사립국제중 3년(1500만 원), 사립외고 3년(1866만 원)을 다니면 학비만 최대 1억7800만 원가량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학교 중에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종종 화제가 되는 곳은 서울의 영훈초등학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이곳에 다닌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딸도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인지 영훈초등학교는 사립초등학교 경쟁률 1, 2위를 다툰다. 출입카드를 받지 못하면 학교에 못 들어갈 정도로 보안도 뛰어나다고.
학비는 1157만 원이다(전국 68개 사립초등학교 학비 현황). 2016년 신입생 기준으로 필수 학비를 포함해 입학 전형료 △입학금 △수업료 △급식비 △통합버스비 △수학여행비 합산한 결과다. 우촌초(1110만 원), 경복초(1107만 원), 한양초(1099만 원)가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탓? 사립초 떠나는 학생들…해외에서는 학비 동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교가 전보다 문을 늦게 열면서 일부 사립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전출했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4월 사이 인천 내 사립초 5곳에서 전출한 학생은 총 62명.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이 학교들에서 전출한 학생은 7명에 불과했다. 등교가 연기되면서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한 데다, 학비 부담을 느낀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해외에서도 상대적으로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와 사립학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탓에 등교가 연기되고, 예전처럼 원활히 수업할 수 없게 되자 학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고심하고 있다. 국내에서 친숙한 홍콩도 마찬가지. 홍콩에는 50개 이상의 국제학교와 약 160개의 사립학교가 있다.
일부 사립학교는 '동결' 카드를 꺼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2개의 사립학교 중 8개의 학교가 내년까지 학비를 동결한다. 홍콩 아카데미, 캐나다 국제학교, 한국 국제학교, 마운트 켈리 국제학교, 와이콤비애비 국제학교 등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대부분 국제학교가 등록금을 매년 3~9% 인상하는 것을 고려하면 학비 동결은 파격적인 결정인 셈이다.
학비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재정악화를 이유로 학교 측이 난색을 보인다.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사립학교와 국제학교가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일부 사립학교는 재정악화를 우려해 학부모들의 요청을 거부하고 있다.
◇폐지 논쟁 뜨거운 자사고…"고교 서열화 해소" vs "교육의 다양성"
국내에서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에 관한 논쟁이 격렬하다. 일부 자사고는 폐지됐고, 정부는 자사고는 물론 외고, 국제고도 2025년까지 전원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찬성 측에서는 자사고로 인해 고교 서열화가 공고해질 뿐만 아니라 진학을 위한 사교육비가 증가해 가계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한다면 공교육이 일정 부분 정상화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자사고가 사교육 열풍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반대도 거세다. 자사고 폐지가 강남 8학군을 부활시키고, 공교육 획일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사회에서의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수월성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자사고 폐지 논란을 보면 학생과 학부모의 주장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념에 따라 정책이 결정되고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