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충해 없는 과수…바이러스 무병 묘목으로 시작

입력 2020-06-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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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무병화 묘목 생산기술 개발…육성 과수 90% 무병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과와 병에 걸리지 않은 사과 비교. (자료제공=농촌진흥청)

#최근 전국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치료제가 없는 상황으로 발생 나무들은 모두 매몰 처리해야 하는 가운데, 정부와 지자체는 유입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 과수 묘목 시장은 2017년 기준 약 618억 원 규모다. 이 중 사과와 배, 복숭아, 포도, 감귤 등 5대 과종이 전체 판매액의 54%, 생산량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과수산업은 한번 병에 걸리면 그 피해가 매우 크다는 것. 농촌진흥청 분석 결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나무는 생장이 더뎌지고 생산량은 20~40%, 과일 당도는 2~5브릭스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상품성이 없는 과실은 농가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 과수농가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과수화상병은 발견되는 즉시 매몰 처분해야 해 농가에서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 같은 병충해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농진청은 바이러스 검정이 이뤄진 묘목 보급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과수 묘목산업 선진화 대책'의 일환이다. 묘목의 바이러스 검정 여부에 따라 감염률은 45% 이상 낮아질 수 있다.

황정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장은 "대상 품종 과다, 농가 선호품종과의 괴리 등 문제로 2018년 기준 무병화 묘목 공급률은 1.1%에 불과했다"며 "이번 대책은 지금까지 문제점을 개선해 무병화 묘목의 생산·보급 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농진청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가진 5대 과종의 무병화 묘목 생산 기술을 확립하고 단계별 지침을 마련했다. 무병화 묘목은 어린 식물체를 열처리하거나 항바이러스제가 포함된 조직배양 배지에서 자라게 한 후 세포분열이 왕성한 부분을 잘라 생산한다.

이렇게 만든 묘목에서는 가지치기 도구를 소독하고, 매개충(진딧물·깍지벌레 등)을 철저히 방제하면 경제 수명이 다할 때까지 바이러스 감염 피해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국내 육성 과수의 무병화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이미 국내 육성 품종의 90.7%인 98품종의 무병화를 완료했으며, 품종 개발 전 단계인 '계통' 때부터 무병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생산 시스템을 개선해 무병 묘목 보급 시기를 7년가량 앞당겼다.

또 새 품종의 육성 단계부터 바이러스의 감염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육종 소재로 활용되는 주요 품종의 무병화를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민간의 무병화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무병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지자체와 민간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고 기술보급에 나설 계획이다.

황 원장은 "과수 무병화 묘목 생산 기술을 농촌진흥청 중심에서 지자체, 민간까지 확대해 조기에 목표 공급률을 달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바이러스 없이 건강하고 우수한 과수 묘목 생산·공급을 통해 국내 과수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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