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리베이트 안 주면 매출 감소 우려"... "근본대책 마련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약회사 리베이트에 대해 직권조사를 추진중인 가운데, 실제 조사가 이뤄지는 곳은 유한양행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는 제약산업에 만연된 리베이트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4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제약업체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조사대상은 '유한양행'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유한양행 리베이트와 관련 직권조사 범위를 묻는 질문에 "우리나라에 절도, 강도사건이 항상 일어난다고 해서 모두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리베이트 직권조사 범위를 타 제약업체까지 확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유한양행은 올 초부터 전국 영업사원 800여명에게 100만~400만원 가량의 상여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이 금액은 팀장들에게 재입금, 수억원어치의 상품권을 사들여 병원 등에게 리베이트 형식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유한양행 리베이트 지급은 지난해와 올 초에 걸쳐 17개 제약업체에서 진행된 직권조사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2006년말과 2007년 초에 진행된 직권조사는 공정위 내 경쟁제한규제개혁작업단이 실시했다"며 "이 가운데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제약분야에 대해 제도개선과 불공정행위가 있는지를 보는 차원에서 제약분야를 조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공정위의 이러한 방침이 전해지면서 '다행'이라면서도 직권조사보다 시장 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국내 제약업체들이 대부분 복제약을 사용하고 있고, 의약품 선택권이 의사와 약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 문제는 제약산업에 전반적으로 걸쳐진 일"이라며 "의사와 약사에게 종속된 제약사가 각종 혜택을 주지 않으면 매출감소 위험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약사와 의사들이 먼저 요구했는지, 아니면 제약업체가 먼저 줬는지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얘기"라면서 "하지만, 정부의 의약정책에 의사와 약사 의사가 많이 반영되고 있는 상황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체가 오리지널이 아닌 복제약으로 경쟁을 하다보니 리베이트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이라며 "국내 제약업체 규모가 작아 신약육성이 어렵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를 해결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