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청약에 쏠린 눈

입력 2020-06-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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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SK바이오팜의 공모 청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이오 업황 상승세와 맞물린 대형 업체 상장 소식에 기관투자자들은 물론 많은 일반 투자자들도 상장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여러 가능성을 제시하며 상장 전후 과정을 주목하는 양상이다. 실제 기업 가치와 비교해 공모가와 밸류에이션이 적정한지, 지주사인 SK 주가 상승세도 이어질 수 있을지 다양한 방면에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저평가 밸류로 공모”…투자자 관심↑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3만6000원에서 4만9000원. 상장 이후 시가총액은 2조8193억~3조8373억 원 수준이다. 애초 지난해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시판 허가를 받은 뒤 증권가에서 점치던 적정 시가총액이 5조~6조 원에 달하던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SK바이오팜은 기업공개(IPO) 밸류에이션 평가에 PER이 아닌 EV/파이프라인 방식을 택했다. 4년 전 바이오 빅딜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택했던 방법과 동일하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추신경계 약물을 만드는 글로벌 제약사 4곳을 비교그룹으로 선정, 이들의 기업 가치를 기대시장 규모로 나누고 그 평균치를 적용해 밸류에이션을 산정했다. 산출을 위해 적용한 자사 파이프라인은 임상 3상 이상으로 진척된 세노바메이트ㆍ솔리암페톨ㆍ카리스바메이트로 한정했다. 예상시장 규모는 6600억 원 수준이다.

▲SK바이오팜이 지난해 11월 미 FDA 시판 허가를 얻어 지난달부터 현지에서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 (사진제공=SK바이오팜)

증권가에선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공모라는 의견이 연이어 나왔다. EV/파이프라인 방식을 택했지만,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는 다른 양상이다. 임상 1ㆍ2상을 거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아예 뺀 결과다.

실제로 KTB투자증권(6조4000억 원), 대신증권(5조8000억 원), 미래에셋대우(5조7000억 원) 등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SK바이오팜의 적정 가치를 높게 책정했다. 삼성증권도 예상 시총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방법의 밸류에이션은 타깃 질환 시장에서 이미 판매 중인 약물 대비 회사가 보유한 약물의 경쟁력이 미반영된 수치”라며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했다.

우량한 주식의 저밸류 공모에 시장의 관심은 쏠릴 대로 쏠린 상태다. 한 IPO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기관투자자들까지 상당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며 “대부분 희망공모가를 훨씬 웃도는 범위에서 공모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점을 가정하고 수요예측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도 친화적으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한 만큼, 상장 이후 주가 추이에 대해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이날 열린 상장 기자간담회에서 조정우 SK바이오팜 사장은 “개발을 마친 신약 2종을 미국에 직판하는 등 기업가치 극대화를 도모하고 있다”라며 “일회성 성공에 그치지 않고, 상장 이후에도 연구ㆍ개발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 주가 추이는?…“조정 올 것” vs “투심 전이” = SK바이오팜 상장 과정에서 또 다른 시장 관심사는 지주사 SK의 주가 향방이다. 지주사의 경우, 우량한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을 마치면 일정 기간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경우에도 이런 공식이 적용될지에 대한 것이다.

SK는 SK바이오팜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상장 일정을 본격화한 이후 하루가 다르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실제로 이달 들어서만 SK 주가는 25.1% 증가하면서 30만 원을 넘겼다. 별다른 호재 없이 SK바이오팜 상장 기대감만으로 만들어진 상승 그래프다.

일각에선 SK바이오팜이 7월 초 상장을 마치면 일정 기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SK바이오팜 상장이라는 호재가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주가에 선 반영된 상태라는 것이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SK바이오팜의 유통물량과 연관 지어 상장 이후에도 수급 이슈가 크게 불거지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애초 구주매출분에 보호예수 물량까지 고려하면 유통 가능한 주식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투심이 전이될 수도 있다는 논리다.

하나금융투자 최정욱 연구원은 “물량 배정 시 보호예수 가능성이 커 상장 초기 유통주식 수가 5%에 불과할 수도 있다”라며 “SK바이오팜 수급 효과가 지분을 들고 있는 SK에 전이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장 이후 주가가 적정 밸류 수준으로 상승할 때까지 SK에 대한 투자심리는 계속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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