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사 메디포럼제약은 싱가포르 타우알엑스(TauRx)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LMTX’에 대한 한국에서의 판권, 제조권, 지적재산권을 인수하는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환자의 60% 이상이 앓고 있다.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는 세계 치매인구가 2015년 5000만 명에 이르렀고, 2030년에는 7469만 명, 2050년에는 1억3145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2015년 전 세계 치매관리비용은 8180억 달러(966조6306억 원)으로 전 세계 GDP의 1.09%를 차지했다. 이는 네덜란드, 인도네시아, 터키의 국가 GDP와 비슷한 규모이며, 애플(7420억 달러)이나 구글(3680억 달러)의 시장가치보다 훨씬 크다.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18’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70만 명을 넘어섰다. 2050년에는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도입하면서 치매관리비용으로 연간 약 14조6000억 원이 지출했고, 65세 이상 치매 환자의 연간 진료비로 약 2조3000억 원이 사용됐다.
그러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이 5개에 불과할 정도로 글로벌 제약사들도 임상을 포기하거나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실제 2002부터 2012년까지 알츠하이머 신약 413개의 임상시험 중 FDA 허가를 받은 것은 ‘나멘다’ 단 1건이다. 임상 실패율도 99.6%에 달한다.
타우알엑스는 정신과 분야 석학인 클라우드 위스칙 스코틀랜드 에버딘대학교 교수가 싱가포르에 설립한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2016년 당시 유일하게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었으며, 임상 3상에 들어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9년 미국신경학회(AAN)에서 기존의 정설이던 베타 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아니라는 발표를 하면서 LMTX는 다시 한 번 관심을 끌었다.
위스칙 교수는 “전 세계에서 개발되는 치매 치료제 가운데 타우 단백질 응집저해제로 유일하게 글로벌 3상을 진행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싱가포르와 영국에서는 이미 조건부 판매 허가를 받았으며, 중국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전제로 조건부 판매 허가를 신청해 심사 중”이라고 말했다.
메디포럼제약은 타우알엑스와 자회사를 설립해 한국 판권 등을 인수할 계획이며, 관계당국의 승인 과정을 거쳐 올해 3분기 내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박재형 메디포럼제약 대표이사는 "이번 협약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치매치료제의 대표 제약사로 올라서는 성장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