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안은억 GC녹십자엠에스 대표 "올 매출 1000억 돌파…코로나19로 큰폭 성장"

입력 2020-06-1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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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익 혈액백 사업 정리ㆍ글로벌 시장서 승산 있는 당화혈색소측정기 수출로 1분기 흑자 전환

▲안은억 GC녹십자엠에스 대표이사 (사진제공=GC녹십자엠에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을 경험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에 대한 투자가 빛을 발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

안은억<사진> GC녹십자엠에스 대표가 8월 취임 2주년을 맞는 소회다. 그는 한국로슈진단에서 생명과학·분자진단·진단검사사업부 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진단사업부를 총괄했다. 노바티스의 전신인 시바 가이기, 로슈 비타민, 테칸 등 여러 해외 기업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GC녹십자는 안 대표가 처음으로 안착한 국내 토종 기업이다.

GC녹십자엠에스는 대외적으로 브랜드 밸류를 갖춘 기업이었지만, 내부는 반복되는 사업 부진과 잦은 대표이사 교체 등으로 열악한 환경이었다. 안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가 처한 상황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의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독려했다.

안 대표의 경영 방침은 숫자로 나타났다. GC녹십자엠에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억 2000만 원을 기록해 10분기에 걸친 기나긴 적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5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계륵으로 전락한 혈액백 사업을 과감히 정리한 것이 주효했다. 2분기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안 대표는 "적자에 대한 직원들의 위기의식을 구체화시키고, 숨어있던 적자 요소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를 통해 직원들의 적극성과 사업 속도가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엠에스는 진단사업 분야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략 제품인 당화혈색소(HbA1c) 제품 계약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당화혈색소 측정기의 1분기 수출 실적은 지난해 대비 288% 성장했다. 안 대표는 오랜 마케팅과 세일즈 경험을 토대로 굵직한 계약에 직접 뛰었다. 지난 1년간 일본과 중국, 인도계 독일회사, 알제리 등 큰 규모의 계약을 확보했다.

그는 "당화혈색소 측정기는 다국적 기업들이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은 분야가 아니어서 우리가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공략 가능한 분야라고 판단했다"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것은 이런 전략 제품의 매출이 반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활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은 생산 설비가 갖춰져 있고, 진단 사업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빠른 접목이 가능했다. 현재 코로나19 항체진단 키트 2종과 분자진단 키트 1종의 수출허가를 완료, 이달부터 수출이 본격화된다.

안 대표는 코로나19의 긍정적 영향 등에 힘입어 올해 무난히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자신했다. 수익성 면에서도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두세 차례 추가 웨이브가 올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진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로 인해 펀딩이 유리해지면서 진단 시장 생태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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