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진 금호그룹…위기 속 최상의 시나리오는

입력 2020-06-11 15:00수정 2020-06-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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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도 '매각가 인하' 가능성, 무산돼도 '채권단 추가 지원 제로' 가능성

▲인천국제공항에 제워져 있는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너무 오랜기간 끌어온 딜(매각 거래)이 하루 빨리 성사되는게 가장 좋지만, 당초보다 가격이 떨어지면 그것도 난감한 상황이지요."

아시아나항공 '가격 인하·매각 불발' 가능성이라는 난기류에 휩싸인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들의 속타는 마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차일피일 미뤄졌던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해, 그 어떤 시나리오도 불리한 상황이 됐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 “협상을 원점으로 돌리자”고 제동을 걸면서 아시아나항공 '구주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30.77% 매각을 통해 마련된 3228억 원(주당 4700원)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상황을 개선시키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올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아시아나 주가는 한 때 2000원대까지 급락하기도 했으며 수익은 없는 반면 고정비 지출이 어마어마해 자복잠식률이 94%까지 늘어나며 100% 완전자본잠식 위기에 직면해있다.

인수 협상을 원점으로 돌리자는 HDC현산이 당장 꺼내 들 카드로 '구주 가격 인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가격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금호그룹의 경영정상화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매각이 오랜기간 지연되며 금호고속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1300억 원을 만기가 지났음에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가격까지 떨어질 경우 빚 청산 후에는 그룹 재건에 보탤 금액이 얼마 안남게 된다.

매각 자금으로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비상등이 켜진 것이다. 그렇다고 매각이 불발돼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손에 넘어가는 상황 역시 그룹이 바라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동시에 대규모 부채 해결 등 경영 부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최근 부채 문제를 거론하며 재협상을 요구한 만큼 계약 취소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재협의가 무산될 경우 채권단이 출자 전환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떠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만큼 추가로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구조조정 등 몸집 줄이기에 무게를 실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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