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준비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모았던 ‘대어’ SK바이오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기업공개(IPO) 시기가 임박하면서 증시에 미칠 낙수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빅딜을 통해 자본시장 볼륨이 커지면서 상반기 침체했던 공모주 시장 활성화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상장 이후 동종 업종인 제약ㆍ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투자자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조 단위 빅딜 등장…“하반기 시장 활성화 기대”=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과 빅히트는 올해 코스피시장 상장을 목표로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SK바이오팜은 이번 달 수요예측 및 일반 청약을 거쳐 7월 초 상장을 앞뒀고, 빅히트의 경우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45영업일 내 거래소 검토가 마무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 말이나 늦어도 4분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과 2019년 조 단위 빅딜이 없었다는 점 때문에 두 기업의 상장 소식은 상장 준비 단계에서부터 관심을 모았다. 증권신고서 상 SK바이오팜의 공모 규모는 최대 9593억 원으로 1조 원에 가깝고, 빅히트의 기업 가치 역시 수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최대 공모 규모 기업은 롯데리츠로, 조달 규모는 4300억 원 수준이었다.
시장에선 코로나 19 여파로 침체했던 공모주 시장이 대어 등장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 달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넷마블 등 조 단위 빅딜이 많았던 2016~2017년 공모 기업 개수나 규모가 모두 지난 2년을 훨씬 웃돌았다”라며 “그때 이후 2년 만에 조 단위 딜이 등장하는 만큼 시장 내부 기대도 높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상장 예비심사 청구 기업은 부쩍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기업 17개(스팩 미포함)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개)와 비교해도 소폭 높은 수준이고, 코로나19 영향권에 있었던 3월(4곳)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소중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SK바이오팜과 빅히트의 본격적인 공모 절차가 기대된다”라며 “상장 준비 중인 업체 입장에선 공모금액과 상장 이후 주가 부진에 대한 우려가 낮아져 6월에도 심사청구 건수가 높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상장 이후는?…“동일 업종 낙수효과” vs “무리”= 상장 이후 동종 업종인 제약ㆍ바이오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낙수효과가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대어 기업 상장 시 해당 섹터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고, 대체로 우상향 흐름이 이어진 선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5조 원 넘는 금액을 조달하며 아직도 IPO 최대 규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생명 딜이 진행된 2010년, 생명보험 업종이 새로운 섹터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다른 생보사를 비롯한 금융주가 상승 랠리를 탔다. 2017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 이후 코스닥에서 한동안 제약ㆍ바이오 열풍이 분 것도 또 다른 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바이오팜과 같은 대형주의 상장을 시작으로 IPO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제약ㆍ바이오 섹터 전망은 매우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내년 엔터테인먼트 종목에 대한 성장세를 전망하면서 “코로나19 완화로 투어가 가능해진다면 빅히트 상장, BTS 낙수효과에 따라 케이팝의 가파른 글로벌 팬덤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고 밸류’ 논란 등으로 섹터 동반 상승까지 이끌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효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경우 해외 매출 감소로 상반기 실적이 줄면 상장 시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질 것이고, 대표 소속 가수인 방탄소년단(BTS) 군 입대로 인한 회의적 시각이 커질 것”이라며 “따라서 하반기 엔터 산업 이벤트 중 빅히트 상장은 모멘텀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