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균쇠’ 저자 다이아몬드, 박원순에 “불평등 완화 정책 두 배로 해야”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와 대담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출처=서울시)

퓰리처상 수상작 '총균쇠'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사회 불평등 완화 조치를 현행보다 두 배 늘릴 것을 조언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CAC 글로벌 서밋 2020' 대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글로벌 팬데믹 상황에서 촘촘한 안전망을 만들기 위해 서울시가 취한 긴급재난지원금, 자영업자 금융 지원 등의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박 시장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박 시장은 "감염병으로 사람들의 관계가 단절되고 이는 경제 위기로 나아가고 있다"며 "경제 위기는 먼저 취약계층에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서 많은 사람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일자리를 잃었다"며 "이번 팬데믹의 초기 단계부터 서울의 주된 목표 중 하나는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치명률이 가장 높은 집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며 "빈곤층일수록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LA)의 경우 불평등이 굉장히 심각해 폭동이 일어날 정도"라며 "부자는 스스로 위험을 느끼게 될 때 빈곤층을 걱정하게 된다는 말이 있는데 지금 상황이 그렇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 서울의 코로나19 대응으로부터 배울 것이 많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박 시장이 5년 전 메르스 사태를 언급하며 "신속대응팀 파견, 드라이브스루·워크스루 진단소, 익명검사, 확진자 동선 추적 및 신용카드·휴대전화를 통한 정보 분석 등 즉각적이고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고 하자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은 몇 주, 몇 달의 시간 낭비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울러 "미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개인주의 성향이 높은 나라여서 미국인은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동제한 조치, 마스크 착용과 같은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았고 최대의 사망자를 기록하는 등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서울 등 대도시가 전염병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모델을 적용하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 서울은 모델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세계 질서가 어떻게 바뀔 것 같냐는 질문에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중 등 패권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전망했다.

그런 "전 세계가 한 배에 탄 것이기에 우리가 함께 살든 함께 죽든 한 몸이라는 걸 인식하게 될 것"이라며 "코로나19로부터 어느 지역도 안전하지 않고 다른 나라와 결국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서울시의 기후 변화 관련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소 한기 줄이기 프로그램, 솔라시티 프로젝트 등 서울시 그린 뉴딜 정책에 대해 "장기적으로 보면 코로나19보다 더 심각한 현안은 기후, 환경 문제"라며 "전 세계적인 문제인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에 굉장히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5일 'CAC 글로벌 서밋 2020'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서울의 유망 기업과 글로벌 투자자를 연결하는 투자유치의 장 ‘혁신기업 IR(Investor Relations)’을 연다. 미국 실리콘밸리, 중국, 싱가포르 등 60여 개 글로벌 투자자를 상대로 서울의 바이오의료, 언택트 분야 22개 유망 기업을 실시간 온라인 홍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