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폭동 더 심해질 수도…실업수당 3분의 1이 미지급

입력 2020-06-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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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추산 미지급 액수 약 81조 원

▲실업수당 청구 관련 예상 비용과 재무부 지급 비용. 검은색 : 재무부 지급/ 하늘색 : 총 청구의 예상 비용. 출처 블룸버그통신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업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지급됐어야 할 실업수당 가운데 3분의 1 가까이가 아직도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폭력 양상으로 번진 흑인 사망 항의 시위를 더욱 가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이번 시위는 백인 경찰의 강압에 의해 흑인이 사망한 데 대한 항의로 시작됐지만, 그 배경에는 고질적인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폭동은 생활고와 상대적 박탈감의 보상을 위한 약탈로 변질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5월까지 석 달 동안 1460억 달러(약 177조 4630억 원)의 실업수당을 지급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이 정점을 찍었던 2009년 연간 실업수당 지급액을 웃도는 규모다.

하지만 이 기록적인 금액도 미국의 ‘실업 쓰나미’를 감당하기엔 충분치 않았다. 블룸버그가 주간 실업수당 신청 건수와 평균 수급액을 토대로 추산한 결과, 이 기간에 지급해야 할 액수는 약 2140억 달러에 달했다. 지급돼야 할 금액과 실제 지급액의 차이가 무려 670억 달러에 이른 것이다. 정부가 전례 없는 구조조정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셧다운(폐쇄) 여파 등에 따라 4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23일까지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2만 건을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의 증가는 그만큼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최근 10주간 미국에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의 수는 약 4100만 명에 달했다.

문제는 지급해야 할 금액이 계속해서 불어날 전망이라는 점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4일 발표될 예정인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80만 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5일 나올 5월 실업률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고치인 19.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말께까지 미국의 실업률이 두 자릿수에 머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케빈 해싯 미국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지난달 말 미국의 실업률이 5∼6월에 20%대로 정점에 이를 수 있으며 대선이 치러지는 11월에 두 자릿수에 머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 대변인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 기록은 미지급액을 확인하는 데 효과적인 데이터가 아니다”라며 “각 주(州)가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일부는 업무가 밀린 상황에서 이러한 수치를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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