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물러간 이후 신흥국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신흥국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신흥국 리스크 점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진정 이후 신흥국은 △금융불안 재현 △식량수급 불안 △인플레이션 확대 등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특히, 코로나19 확산과 대응과정에서 신흥국의 기초경제여건과 재정상황 등이 악화됐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불안이 또 발생할 경우 신흥국 대외건전성 악화 우려는 현재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이미 내년 3월까지 신흥국내 투기등급 회사채의 디폴트 비율이 8.3%, 최대 13.7%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식량 수급 불안 가능성도 제기됐다. 각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각종 봉쇄조치를 단행했었던데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수출을 제한할 경우 농업인력과 비료 등 농업자재가 부족한 신흥국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2007년에서 2008년까지 가뭄과 비료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자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이 자국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식량불안을 유발한 적이 있다. 당시 식량가격이 급등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시위가, 방글라데시에서는 폭동이 각각 발생한 바 있다. 올해에도 인도, 러시아, 베트남 등이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쌀과 밀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송상진 한은 아태경제팀장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주요 신흥국의 외환 및 금융부문 리스크는 일부 취약국을 제외하고 낮은편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의 적극적 자금지원 가능성도 높아 일부 신흥국의 위기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한편 코로나19 진정 이후 선진국 유동성 회수로 인한 긴축발작, 봉쇄조치로 인한 식량수급 등 공급교란 장기화, 이로 인한 인플레 상승 우려 등이 상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전개상황을 관심을 갖고 항상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