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속에 유통업계가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통한 불황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혼수시즌을 맞아 냉장고ㆍ디지털TV 등 가전제품을 최대 50% 까지 할인해 주고, 제품 구매시 추가로 넣어주는 '덤' 판매 행사를 벌이는 등 불황타계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할인마트 역시 식품 포장 용량을 줄이고, 배송지역을 확대하는 등 고객 끌기에 분주하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목동점은 오는 23일까지 '가을맞이 아웃도어 대전'을 열고, 등산의류 이월 및 기획상품을 30∼4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무역센터점은 오는 22일까지 김치냉장고 초대전 행사를 열고 LG전자ㆍ삼성전자ㆍ위니아만도 등 신상품을 5% 할인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충무로 본점과 강남점에서 23일까지 전세계 유명 생활용품 42개 브랜드를 할인 판매한다.
전자제품 유통업체 테크노마트는 오는 25일 디지털가전 절반가 행사 및 토요 옥션을 진행한다. 오후 3시부터 양문형냉장고(5대), 김치냉장고(5대) 등 혼수가전과 닌텐도 위(10대)를 추첨을 통해 50% 할인 판매한다. 또 디지털가전 및 소형 IT기기 40여 종은 1만원부터 경매로 구입할 수 있다.
불황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서민들이 주요 고객인 할인점들은 보다 다양하고 현실적인 방안을 펼치고 있다.
알뜰 장보기를 위해 할인점 대신 인근 슈퍼마켓을 이용하는 주부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식품의 용량을 줄이고 배송지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백화점 고객을 겨냥해 의류 브랜드를 대폭 늘리고 있다.
GS마트는 소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주부들을 위해 이달부터 소용량 야채와 정육의 품목을 10가지 이상 늘렸다. 실제로 GS마트에서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야채 매출을 분석한 결과 기존 제품을 절단해서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상품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2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 매출도 소용량으로 판매하는 셀프 매대가 인기다. 셀프 매대는 소고기ㆍ돼지고기ㆍ닭고기 등이 부위별로 100~300g씩 개별 포장되어 진열되는 곳으로 국거리ㆍ불고기용 소고기와 돼지고기가 특히 많이 판매되고 있다.
소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GS마트는 2개 짜리 양파ㆍ감자ㆍ당근 등 기존보다 용량을 줄인 야채뿐만 아니라 감자채ㆍ당근채ㆍ소용량 무ㆍ저민 마늘 등 10여 가지 소포장 야채를 신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또 한우 등심ㆍ보쌈용 돼지고기 등도 소용량으로 포장해 셀프 판매대에 진열하고 있다.
식품의 용량은 줄이는 반면 패션 브랜드는 늘리고 있다. GS마트에서는 최근 6개월 동안 리트머스ㆍ지오다노 등 캐주얼 브랜드, 아놀드 바시니ㆍ예쎄ㆍ디아체ㆍ이스트샵 등 여성의류 브랜드가 신규로 입점했다. 브랜드가 증가하면서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14일까지 의류 매출은 전년대비 캐주얼의류 14%, 여성의류 47% 매출이 증가했다.
홈플러스에도 최근 1년간 새로 입점한 브랜드만 여성 브랜드 20개, 캐쥬얼 브랜드 10개, 스포츠웨어 브랜드 4개, 기타 10여개 등 40개가 넘는다.
배달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우위인 대형슈퍼마켓과 경쟁하기 위해 인터넷 배송지역도 확대하고 있다. GS마트는 지난 9월부터 서울 송파점ㆍ대전 동구점ㆍ강원도 춘천점의 배송지역을 확대했다.
서울 송파점은 매장 인근에서 강남구ㆍ서초구 전지역으로 배송지역을 확대했고, 대전 동구점은 대전시 전지역으로, 강원도 춘천점은 춘천시 전지역으로, 전주시 송천점은 덕진구 전지역에서 전북 완주군까지 배송지역을 확대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올해 인터넷 배달 가능 점포를 5~1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홍재모 GS마트 사업부장은 "소비자들의 알뜰심리와 가치소비를 고려해 할인점의 운영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백화점과 슈퍼의 강점을 할인점에 적용해 고객의 발길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식생활용품 가격에 예민한 알뜰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도 늘고 있다. 이마트는 CJ라이온 치약 '덴트랄라 아미노' 120g짜리 3개 묶음을 구매하면 똑같은 제품(3+3)을 덤으로 주는 행사를 벌인다. 홈플러스는 오는 29일까지 최대 50% 할인해 주는 '인기 생필품 먹거리 모음전'을 개최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식생활 용품 구입을 줄이고 있다"며, "알뜰 심리에 부응하기 위해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