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업종별 차별화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재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철강, 화학, 조선, 자동차 등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 민감주가 상대적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 = MSCI 한국지수 ETF는 3.46%, MSCI 신흥지수 ETF도 2.20% 상승했다. 전일 한국 증시는 글로벌 경제 재개에 기대 강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정책 특히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수요촉진 정책 발표에 힘입어 2차 전지 관련주가 급등하며 상승을 주도했다. 미ㆍ중 마찰이 격화되고, 연준의 경기 회복 속도 지연 우려 표명 등에도 불구하고 악재성 재료보다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미 증시가 상승을 이어간 점은 한국 증시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미 증시 상승의 특징인 경제 재개 및 중국 부양정책 등은 전일 선반영이 된 점을 감안 매물 소화 과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미 증시가 상승하기는 했으나 기술주와 바이오 업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오후 들어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분을 일부 반납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그동안 상승을 이끌었던 코로나 수혜주로 일컫는 언택트 관련주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미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으로 철강, 화학, 조선, 자동차 등 시클리컬 업종 전반에 걸쳐 매수세를 보였으나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기술주와 바이오주의 경우 차익 매물을 내놓고 있어 한국 증시 또한 이러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 = 미국의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동부의 코네티켓주가 경제 활동 재개를 선언하면서 미국 50개 주(州) 모두 부분적인 경제활동 재개에 돌입했다. 어제는 두 달 만에 뉴욕증권거래소의 객장이 재개장했다. 미국의 경제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미국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3000선을 돌파했다. 델타(+13.1%)를 비롯한 항공주가 급등했고, 부킹홀딩스(+7.1%) 등의 여행 및 레져업종도 상승폭이 컸다.
특히 코로나 19 로 위축됐던 미국 소비심리는 봉쇄완화 조치와 함께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5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6.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82.3포인트)를 상회함은 물론 전월보다 0.9포인트 높은 수치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의 급락세가 진정되면서 미국의 향후 소매판매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시장의 주도주는 ‘NEW’로 대표되는 테크 및 플랫폼과 헬스케어 업종이다. SK증권이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봤을 때 그동안 소외당하였던 업종의 반격을 기대해볼만하다. 점진적으로 봉쇄가 풀리면서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가 살아나고 있다. 그동안 억눌렸던 보복적 소비, 이른바 억압(pent-up) 수요를 기대해볼 수 있다.
국내증시에서도 연초이후 줄곧 부진한 주가수익률을 기록하던 화장품, 건설ㆍ건자재, 호텔레져, 자동차 업종 등의 주가가 반등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주도주뿐 아니라 소비욕구 증대로 반등이 기대되는 소외주에 관심을 가져볼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