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업종 직접투자 활성화에 정책역량 집중해야"
지난해 한국에 이뤄진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20% 넘게 줄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 감소폭과 비교하면 20배 가까이 큰 수준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 등 국제기구의 세계 해외투자 데이터베이스를 종합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105억7000만 달러(약12조 9600억 원)로 1년 새 20.6% 감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는 1.1% 감소하는 데 그쳤다. 36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을 기준으로는 오히려 6.3% 증가했다.
전경련은 유독 한국에서 외국인직접투자의 감소폭이 컸던 이유로 △2019년 외투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조치 폐지 △미ㆍ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투자수요 감소 △근로시간 단축ㆍ최저임금 인상 등 투자여건 악화 등을 언급했다.
더구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해외직접투자가 더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3월 말 전세계 해외직접투자가 2020년∼2021년 30∼40%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고, OECD도 이달 초 올해 글로벌 해외투자가 작년보다 30% 이상 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외국인직접투자의 약 64.1%를 차지하는 미국(29.3%), EU(30.6%), 중국(4.2%) 등의 투자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올해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도 상당폭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경련 측은 전망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신고 기준 전년 동기대비 3.2% 증가했지만, 실제 집행(도착) 기준으로는 17.8% 줄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해외직접투자 감소세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부터는 대(對)한국 외국인직접투자가 급격히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로 금년도 미국, EU, 중국 등 외국인투자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최근 5년 간 인공지능(AI) 등 첨단업종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발한 캐나다 사례를 벤치마킹해 우리 정부도 관련분야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경제, 3대 신성장 산업, 소재ㆍ부품ㆍ장비 자립 관련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에 당국의 정책개발과 외국인 투자유치 활동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