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등 디지털성범죄, 구체적 관련 여부 따라 징벌 달라져

입력 2020-05-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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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단속 결과 성 착취물 제작ㆍ유포 등에 가담한 430명을 검거하고 이 중 7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조모씨가 운영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경우 성 착취물을 제작ㆍ유포한 피의자 20명이 입건됐고 이 중 10명이 구속됐다. 피의자 430명 가운데 10~20대는 71.4%에 달한다.

이와 같은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정보통신사업자가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방지 책임자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른바 ‘n번방 방지’ 법안으로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또한, 이 개정안에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사업자로 하여금 매년 투명성 보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했으며,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도 국내 시장 또는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칠 경우 이 법을 적용한다’는 ‘역외규정’도 포함돼 정보통신망법이 해외 사업자에게도 적용할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다만 이 법안들은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해야 입법화된다. 이처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기존 법정형은 상대적으로 형량이 낮아 처벌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화평의 정영석 형사전문변호사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대책’에서도 처벌을 무겁게 하고 신상공개 범위를 대폭 넓혔다”면서 “아울러 성착취물 제작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판매 행위에 대한 형량의 하한을 설정하는 등 법정 형량도 대폭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의 성착취물 제작의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더욱이 정부는 미성년자 강간 등 성범죄를 단순 모의한 경우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예비•음모죄’가 신설된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또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에 대한 신상공개도 대폭 확대될 것”이라면서 “종전에는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의 경우 아동•청소년 대상 강간 등 성폭력범으로 신상공개 대상을 한정했지만, 성착취물 제작•판매자도 사안이 중대한 경우 수사 단계에서부터 피의자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성착취물 복제와 유포를 생산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라도 디지털 성범죄 동영상을 유포한 사실이 밝혀지면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직접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촬영하지 않았더라도 제작을 기획하고 타인이 촬영하도록 제작 과정에 구체적으로 참여한 경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 행위에 해당된다.

이에 정영석 형사전문변호사는 “디지털성범죄는 구체적 관련 여부에 따라 징벌이 달라질 수 있고 영상 유포의 고의성 또는 목적 등에 따라 처벌이 달라질 수 있으며, 타인이 제작한 음란물을 단순 시청한 경우라면 방조범의 요건에 해당되는지 등을 변호사와 긴밀한 상담을 통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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