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이태원 클럽, 방문자 숨으면 '신천지 사태' 재현 우려

입력 2020-05-10 15:05수정 2020-05-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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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신규 확진자 4명→34명…미확진 상태서 추가 전파 시 지역사회 유행 우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10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현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세종=김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가 가파르다. 신규 확진환자 증가세만 보면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사태가 재현되는 양상이다.

1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나흘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태원 클럽 관련 첫 확진자가 나온 7일 4명에서, 8일 12명, 9일 18명, 이날 34명으로 늘었다.

추세만 보면 2월 신천지 사태와 유사하다. 31번 확진자가 확인된 2월 18일 이후 신규 확진자는 19일 15명, 20일 36명, 21일 74명으로 늘었다. 29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909까지 치솟았다. 최근 확진자 규모는 2월보다 작지만, 공간이 밀폐돼 있고 방문자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클럽의 특성상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날만 해도 0시부터 12시까지 11명이 추가 확인됐다. 2일 전후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의 방문자는 6000~7000명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아무래도 (최초 확진자가 다녀간) 그 기간 방문했던 사람 전체를 다 노출자로 보고 그중에서 확진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양성률을 속단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밀접한 노출이 있었기 때문에, 또 다들 면역이 없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성률은 높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럽 방문자들의 인적사항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방대본으로선 방문자들의 자발적인 진단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도 해당 클럽이 성소수자들이 이용하는 클럽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제 커밍아웃’ 우려로 방문자들이 검사를 꺼리는 실정이다.

가장 큰 우려는 미확진 감염원을 통한 추가 전파다. 미확진 감염원의 접촉자들은 본인이 코로나19 환자의 접촉자임을 인지하지 못해 다시 추가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전파가 종교시설이나 의료기관, 직장 등으로 이어지면 지역사회 유행이 재현된다.

정 본부장은 “건강한 청장년층은 큰 증상 없이 회복되지만 이런 유행이 지역사회에 누적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에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노출되면 이런 면역이 약한 사람들은 굉장히 치명적이라는 그런 사실은 다시 한번 상기해 달라”며 “4월 말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에 소재한 유흥시설, 클럽에 방문한 분이라면 반드시 증상과 상관없이 1339나 보건소를 통해서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받아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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