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약사, 여성고용률 ‘20%대’ 그쳐…유리천장 여전

입력 2020-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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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개선 전문委 조사기관과 10%P 이상 차이…성별 간 연봉차 유한양행 2600만 원 ‘최대’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국내 제약업계가 해마다 고용 규모를 확대하고 있지만, 여성 직원 비율은 여전히 2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평균연봉이 상승한 가운데 성별 임금격차는 더 커졌다.

이투데이가 5일 매출액 기준 상위 10대 제약사의 2019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직원 규모는 1만6312명으로 전년(1만5925명) 대비 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4379명으로 26.8%에 증가해 전년(26.6%)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고용노동부 산하 적극적 고용개선 전문위원회가 발표한 민간기업·공공기관 2064곳의 2019년 여성 근로자 비율 38.4%와 비교할 때 10%포인트 이상 차이나는 수치다.

여성 고용 비율이 가장 낮은 기업은 광동제약이다. 광동제약은 999명의 임직원 가운데 여성이 183명(18.3%)이었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여성 고용 비율이 20%에 미치지 못하는 회사는 광동제약이 유일했다. 이어 제일약품(22.3%), GC녹십자(22.8%), 유한양행(23.5%), 대웅제약(27.6%), 한미약품(28.0%), 종근당(29.55) 순이었다.

여성 고용 비율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일동제약(33.6%)이었고 보령제약(31.3%), 동아에스티(30.0%) 등도 30%대 여성 고용 비율을 보였다.

일동제약은 지난해(32.5%)에 이어 올해도 10대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여성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직원의 근속연수는 11.5년으로 10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남성(10.6년)보다 길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급여를 포함한 임직원 복지가 뛰어난 점과 기업문화가 직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대 제약사의 성별 임금격차도 커졌다. 지난해 남성 평균연봉이 7230만 원인데 비해 여성의 평균연봉은 5380만 원이었다. 평균 임금격차는 1890만 원으로 전년 1670만 원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남녀 임금격차가 가장 큰 회사는 업계 1위인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남성 직원의 평균연봉이 9400만 원, 여성 직원의 평균연봉이 6800만 원이었다. 다만, 유한양행 여성 직원의 평균연봉은 조사 대상 제약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동아에스티는 남성 직원에게 평균 7000만 원, 여성 직원에게 평균 4500만 원을 지급해 2500만 원의 임금격차를 기록했다. 이어 광동제약이 2300만 원, 종근당이 2000만 원, 보령제약이 1900만 원, 제일약품이 1800만 원, 일동제약이 1700만 원, 대웅제약이 1600만 원, 한미약품이 1400만 원의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적은 제약사는 GC녹십자다. GC녹십자는 지난해 남녀 각각 6200만 원, 5500만 원을 지급해 임금격차는 700만 원 수준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2018년보다 성별 임금격차가 증가한 제약사는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일동제약 7곳에 달했다. 이들 회사는 최소 200만 원에서 최대 800만 원까지 격차를 더 벌렸다.

이같은 성별 임금 격차는 전통 제약사들이 일반적으로 남성을 선호하는 영업 조직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성별 고용 규모가 차이 나고, 여성은 출산과 육아 등으로 남성보다 근속연수가 짧아져 임금에서도 격차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을 강화하면서 연구직을 중심으로 여성 고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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