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육가공 시설 가동 지속’ 행정명령에 곧 서명

입력 2020-04-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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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육가공 시설을 계속 가동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대형 육가공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식품 공급망 혼란이 심각해지자 식품가공 시설을 필수 인프라로 지정해 가동을 지속시키겠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전쟁 당시 만들어진 국방물자생산법(DPA)에 근거해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에도 육가공 시설 가동을 계속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릴 생각이다. 미국 정부는 해당 시설 작업자용 보호장비를 추가로 제공하는 한편 지침도 내놓을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 조치는 매우 중요한 식품가공업체가 미국민의 요구에 따라 안전하게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한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에게도 DPA에 의거해 의료용 인공호흡기를 만들라고 지시하는 등 DPA를 여러 차례 발동했다.

육가공 시설 가동 관련해서는 지난 27일에 행정명령 발동 계획을 시사했다. 미국 육가공 대기업 타이슨푸즈의 배상책임에 초점을 맞춘 행정명령에 서명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행정명령이 타이슨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소고기와 닭고기, 계란, 돼지고기를 공급하는 대부분의 육가공시설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는 시설 폐쇄로 인해 육류 생산 능력의 최대 80%가 멈춰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타이슨푸즈의 존 타이슨 회장은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대표 일간지에 전면 광고 형식의 호소문을 통해 “식품 공급망이 무너지고 있다. 공중보건만큼 중요한 식품 공급을 위해 공장이 계속 가동돼야 한다”며 공장 재가동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수백만 마리의 가축과 가금류가 공장 폐쇄로 도살될 것”이라며 “동시에 식료품점은 육류 제품을 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주 정부가 돼지고기 가공을 계속할 수 있도록 DPA를 발동해 달라고 촉구했다.

25만 육가공 및 식품가공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UFCW는 업계에서 20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고, 6500명이 이미 감염됐거나 노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작업자용 보호장비와 테스트를 전제로 한 시설 가동 허락을 요청했다.

UFCW는 22개 공장이 일시적으로 폐쇄됐다며 이로 인해 농민들이 슈퍼마켓 등에 제품을 계속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축산업계에서는 육가공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수천 마리의 돼지가 갈 곳을 잃는 ‘병목현상’이 일어났고, 축사는 포화상태에 직면, 결국 축산업체들은 멀쩡한 돼지들을 살처분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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