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폭락장’ 증권사 대표 투자 성적표는?

입력 2020-04-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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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폭락장 속에 증권사 대표들의 투자 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책임경영ㆍ주가 안정 효과 등을 노렸지만, 매입 시기에 따라 평가손실이 극명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증권사 등기임원은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 고원종 DB금융투지 대표 등 7명이다.

가장 많은 자금은 투입한 인물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다. 김 회장은 지난달 23~24일 총 26만3000주의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비용만 총 85억7900만원으로 매입가는 주당 3만1687원~3만4332원 사이다.

김 회장은 주가 바닥 시기에 맞춰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지난달 23일 장중 3만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찍은 후 김 회장의 매입과 동시에 반등에 성공했다. 28일 종가 기준 4만7450원과 단순 비교하면, 김 회장은 약 40% 가량의 평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부회장도 자사주 매입에 성공한 경우다. 조 부회장은 3월 24일 3860원에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앞서 19일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장중 3505원까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거의 저점에서 매수한 셈이다. 28일 종가 5350원과 단순 비교하면 수익률 52.6%를 기록하고 있다.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도 지난달 23일 1만주를 4481원에 장내 매수했다. 김 대표는 약 한 달 만에 54%의 평가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하락장을 활용해 경영권 방어에 나선 사례도 있다.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 3월 19일부터 꾸준히 자사주를 매수하고 있다. 이달 2일까지 총 32만6436주를 주당 평균가 6790~9895원대에서 사들였다. 총 매입금액은 27억2755만원 수준이다. 28일 기준 주가는 9290원으로 평가 수익률은 미미하지만, 양 사장의 지분율이 5.22%까지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반면 자사주 매입으로 손실을 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폭락장 초입인 지난 3월 3~4일 회사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9904원으로, 총 4952만원을 투자했다. 28일 NH투자증권 종가는 9050원으로, 아직 정 사장의 매입가 수준까지 오르지 못한 상태다.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도 지난달 10일 4만3700주를 1850원에 매입했다. 28일 종가는 1600원으로, 권 대표는 자사주 매입으로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통상 임원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면서도 “오너와 달리 CEO, 임원들은 퇴임할 때 매입했던 자사주를 모두 팔아도 문제가 없는 만큼 책임경영 등을 내세워 일종의 시세차익을 얻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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