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개 주가 경제활동 재개 계획 수립…유럽 코로나19 진원지 이탈리아도 5월 4일 완화 착수
미국과 유럽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지만 그동안의 이동 제한에 따른 실업대란 등 경제적 충격도 만만치 않아 궁여지책으로 경제 조기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 여러 주와 유럽 각국에서는 이번 주에 이동 제한이 끝나는 곳이 많아 경제활동 재개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26일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최대 과제는 역시 다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위험을 어떻게 줄일 것인지다.
미국 조지아주는 지난 24일 이발소와 볼링장, 헬스클럽 등 일부 업종에 대해 사람간 거리를 유지하고 직원 체온 측정을 할 것 등을 조건으로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미용실에서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예약손님만 받고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미용사가 서비스하는 모습이 보였다.
조지아 보건당국에 따르면 주내에서 지금까지 약 2만2500명이 코로나19에 감염돼 900명 가까이 사망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하다. 그러나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지금까지의 외출 제한이 중소기업 경영이나 고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제활동 재개를 강행했다. 조지아주는 이번 주부터 영화관이나 레스토랑 영업도 인정할 방침이다.
조지아주와 더불어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오클라호마주도 일부 상점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알래스카주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 간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음식점 영업이 시작됐다.
이번 주에 미국 12개 주가 외출제한 조치 시한을 맞이한 가운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총 16개 주가 경제활동 재개를 위한 계획을 수립한 상태라고 밝혔다.
유럽도 미국과 비슷하게 이동 제한을 해제하고 일부 상점 영업을 인정하면서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는 국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미 유럽 내 감염자가 4번째로 많은 독일은 지난 20일부터 자동차 판매점이나 서점, 소형 매장 등에 대해 영업 재개를 인정했다.
사망자가 2만6000명을 넘어 유럽에서 가장 많은 이탈리아에서는 주세페 콘테 총리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오는 5월 4일부터 봉쇄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콘테 총리는 “수출품 등 전략적 생산활동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재개를 허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망자가 2만 명 이상인 프랑스도 다음 달 11일부터 단계적으로 학교 문을 다시 여는 등 제한 완화에 착수했다. 영국은 5월 초순까지 벌금을 동반한 외출 제한 조치를 지속하고 있지만 27일 업무에 복귀한 보리스 존슨 총리를 중심으로 경제정상화 계획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금보다 경제에 더 큰 치명타가 될 2차 감염 확산이다. 데보라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관은 이날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 사태를 진정시키고 우리가 서로를 보호하려면 적어도 여름 내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미국은 이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종료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동 제한 완화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NHK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