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실적 등에 업고 그룹 지주사 리스크 뛰어넘어
금호석유가 13일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약세장에서 증권가로부터 받은 호평에 화답했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3분기 어닝시즌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를 본격을 반영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금호석유는 이날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이러한 위기에서 비껴가는 모습이다.
금호석유는 이날 3분기 영업이익이 1218억원65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무려 14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3분기 매출액 역시 9574억8500만원으로 같은 기간 78.83% 늘어났다고 공시한 바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FN가이드의 시장 컨센서스에 따르면 영업이익은 1076억원으로 이번 3분기 실적이 142억6500만원 더 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역시 9414억원으로 추정된 것과 비교했을 때 160억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사별로는 영업이익의 경우 하이투자증권이 1204억원을 전망해 오차가 14억원밖에 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835억원, 624억원을 예상해 무려 383억원, 594억원의 오차가 발생했다.
3분기 매출액 역시 하이투자증권이 9573억원을 제시해 단 1억원의 오차만 발생해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화증권은 1조360억원을 전망, 무려 786억원이나 괴리를 나타내며 예측이 빗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전문가들은 당초 금호석유의 이같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두고 합성고무 업황 호조에 따른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다만 금호그룹 관련 재무 부담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함에 따라 양호한 실적에 따른 금호석유 주가 반등은 번번히 무산되어 왔다고 풀이했다.
이는 계열사인 금호산업이 작년 말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돈을 빌리며 제시한 풋백옵션이 행사될 경우 금호산업의 1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이 어떤 형태로든 자금 부담을 지게 될 것이란 우려로써 그동안 금호석유의 주가 반등에 발목을 잡아왔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합성고무 시장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오는 2009년 말까지 대규모 신규증설이 제한된 반면 천연고무 대체용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올초부터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금호석유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예견된 결과였다"고 분석했다.
소용환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1년 이후 중국, 중동, 브라질, 인도 등 신흥공업국을 중심으로 합성고무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하고 중동지역의 신증설도 에틸렌과 프로필렌 계열 제품에 집중되고 있어 합성고무의 수익성 호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영국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 풋백옵션과 관련해 "최근 금호그룹이 금호생명 지분 일부 또는 전량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는데 금호생명의 지분 매각이 가시화 된다고 가정할 경우 대우건설의 풋백옵션과 관련된 그룹 리스크 우려 해소의 단초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금호생명 지분은 금호석유화학 23.83%, 아시아나항공 23.14%, 금호산업 16.16%, 박삼구 외 3.91% 등 금호그룹이 전체 69.84%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호생명 지분 전량 매각시 금호석유화학이 그룹내에서 현금 유입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황 연구원도 "오는 2009년 12월 만기 시점에 대우건설 주가가 3만1000원에 미달할 경우 금호그룹이 매수해야 하는 대상금액은 4조원에 달하지만 이중 절반 규모인 2조원에 대해서는 금호산업 및 대우건설이 충분히 상환할 수 있으며 나머지 2조원은 만기연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오후 1시 17분 현재 금호석유는 전날보다 3.51% 상승한 2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