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새 거점에 ‘불량’ 천 마스크까지...사면초가 몰린 日 정부

입력 2020-04-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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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7일 언론 브리핑을 마치고 사이즈가 적은 마스크를 쓴 채 떠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미국과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 둔화로 경제 재개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코로나19 확산의 새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9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만1145명으로 늘어났다. 나흘째 500명 이상씩 증가해 한국의 누적 확진자 1만661명을 넘어섰다.

일본이 채택한 검사 방식이 감염자 급증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염 검사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동선을 샅샅이 파악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확진자 진술에 주로 의존하면서 감염 경로 파악에 애를 먹었다. 전날 도쿄의 신규 확진자 181명 중 68%가 감염 경로 파악이 안된 상태다.

또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이들만 선별해 검사하는 방식도 경증 및 무증상 환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을 조기에 막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일본에서 의료 붕괴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쿄의 병원에서는 감염 확산을 우려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응급 환자를 거절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또 코로나19 환자 대응으로 여력이 부족해 다른 응급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오사카에서는 방호복이 부족해 비옷을 대신 사용하는 등 의료용품 부족 상태도 심각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의료 붕괴 위기에 몰리자, 지난 16일 도쿄도 등 7개 도부현에 한정됐던 긴급사태 선언 지역을 전국 47개 도도부현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의료현장에서 비명이 나오고 있다”면서 “제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거액을 들여 만들어 배포한 천 마스크도 말썽이다.

NHK는 이날 임신부를 위해 배포를 시작한 천 마스크 중 일부에 오염 물질이 묻어 있는 등 불량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당국이 확인한 결과 1900여 장의 불량품이 발견됐다.

요양시설과 복지시설 등에서도 ‘마스크가 작아서 말할 때 끈이 풀어진다’, ‘귀가 아프다’, ‘빨면 줄어든다’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후생노동성은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천 마스크의 규격이 세로 9.5㎝, 가로 13.5㎝의 시판품 성인용이며 입과 코를 덮기 위해 충분한 크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무로 된 마스크 끈이 끊어진 경우 테이프 끈 등으로 연결해 사용하라는 설명도 올렸다.

일본 정부는 천 마스크 배포 사업 비용으로 예산 446억 엔(약 5260억 원)을 책정해 17일부터 전국 모든 가구에 천 마스크 2장씩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이에 앞서 임신부용 마스크를 약 50만 장 배포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대응에 실패한 데다가 ‘불량’ 천 마스크에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일본 정부가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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