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총재급 조윤제 금통위원 추천에 한은 술렁…금통위원 연임도 최초

입력 2020-04-16 17:42수정 2020-04-1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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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부들어 금통위원 산실된 국민경제자문회의…슈퍼비둘기 퇴장에 매파

▲한은 차기 금통위원에 조윤제(사진왼쪽부터) 서강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와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대한상의 SGI 원장, 고승범 현 금통위원이 추천됐다. (제공 = 한국은행)
조윤제 서강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전 주미대사)가 한국은행 차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되면서 벌써부터 한은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현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물인 데다, 중량감 또한 총재급 이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두 명의 총재를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고승범 현 금통위원은 사상 처음으로 금통위원 연임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서영경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전 한은 부총재보)도 이름을 올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여성이 동시에 금통위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현 정부들어 연달아 금통위원을 배출하면서 과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명맥을 잇는 새로운 금통위원 산실로 거듭나게 됐다.

또, 조 명예교수를 비롯해 4명의 차기 금통위원이 추천되면서 차기 금통위는 현 금통위보다 매파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차기 금통위원으로 조윤제 명예교수와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서영경 SGI 원장, 고승범 현 금통위원이 추천됐다.

우선, 기획재정부 장관 추천을 받은 조윤제(68세) 명예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인‘J(제이)노믹스’의 틀을 닦은 인물이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역임하면서 문 대통령과도 가깝다. 장관급인 주한미국대사를 지내 차관급인 금통위원이 격에 맞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

다만,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차기 한은 총재를 강력히 희망하는 등 한은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연임되기 직전인 2017년 말 주미 대사로 임명되면서 그 꿈은 좌절됐었다.

나이 측면에서도 이주열(68세) 총재와 1952년생으로 동갑이다. 생년월까지 따진다면 조 명예교수가 2월생으로 7월생인 이 총재보다 위다.

그간 한은 내부에서는 이 총재가 연임하면서 연령면에서 이 총재를 견제할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었다. 실제, 금통위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이일형 위원은 1958년생이고, 한은 장호현 감사와 집행간부 중 바로 아래인 윤면식 부총재는 각각 1959년생으로 이 총재와 격차가 많다. 이에 따라 이 총재가 한은 간부들을 대할 때 어린 동생 보듯 한다는 말들이 한은 내부에서도 있었다.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은 “장관급 이상 인물이 차관급인 금통위원으로 오게 됐다. 이 총재 임기 만료 당시 후임 총재를 강력히 희망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 정부와도 가깝다는 점에서 과거 박봉흠 위원 이상의 무게감을 가질 것 같다. 벌써 내부적으로는 두 명의 총재를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있다. 조 명예교수가 금통위원으로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박봉흠(1948년생·72세) 전 금통위원(SK가스 사외이사)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 초기인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역임했던 인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금통위원을 역임했었다. 당시 이성태(1945년생·75세) 총재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게 한은 내부 직원들의 평가다.

금융위원회 위원장 추천으로 주상영(56세) 교수가 추천되면서 대통령이 의장으로 있는 국민경제자문회의는 또 하나의 금통위원 산실이 됐다. 그는 현 정부들어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분과 의장을 역임하면서 재정정책뿐만 아니라 통화정책에도 균형감과 현장감을 갖췄다는 평이다. 앞서 2018년 5월 현 정부가 임명한 임지원 현 금통위원(당시 JP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 수석본부장)도 임명 직전까지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했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을 받은 서영경(57세) 원장은 한은 부총재보까지 역임한 전통 한은맨이다. 한은 내에서는 여성 최초 1급, 여성 최초 임원 등 각종 여성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앞선 임지원 위원과 함께 금통위원 최초로 여성 2명이 동시에 금통위원에 앉게 됐다. 서 신임 금통위원은 “임명된다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이니만큼 조속한 회복에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은 총재 추천을 받은 고승범(58세) 현 금통위원은 금통위원 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금통위원이 됐다. 2016년 금융위 상임위원으로 재직 당시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원이 됐었다. 고 위원은 “경제도 어렵고 금융시장도 어려운 상황에서 금통위원직을 계속 이어가게 돼 어깨가 무겁다. 어쨌거나 실물경제 회복과 금융시장 안정을 조속히 이뤄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DI 출신이자 마지막 금통위까지 금리인하를 주장하면서 슈퍼 비둘기파(통화완화파)로 분류되는 조동철·신인석 위원과 매파(통화긴축파)인 이일형 위원이 퇴장하면서, 전반적인 금통위 기류는 매파로 분류될 전망이다.

임지원 위원은 3월 임시금통위에서 50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시 25bp 인하를 주장하는 등 최근 매파적 색채가 뚜렷한 데다, 비둘기파와 매파를 오갔던 고승범 위원도 최근 가계부채 문제 등을 들어 매파적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영경 신임 위원도 한은 출신이라는 점에서 당분간 총재 및 부총재와 다른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주상영 신임 위원 역시 매파인 이일형 위원과 비슷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일형 위원과 같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출신인 데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조합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신임 금통위원들은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거쳐 임명이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 들어 4명의 금통위원이 무더기로 교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한은법이 개정됨에 따라 이번 추천 금통위원 중 한은 총재와 금융위원장 추천 인사에 한해 임기가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신임 금통위원들의 임기는 2020년 4월 21일부터 시작하지만, 조윤제·서영경 위원은 2024년 4월 20일까지며, 주상영·고승범 위원은 2023년 4월 20일까지다.

한은 금통위원은 총 7명으로 당연직인 총재와 부총재 외에 기재부와 한은, 금융위원회, 대한상의, 은행연합회에서 추천한 5명으로 구성된다.

다음은 신임 금통위원 약력

◇조윤제

△1952년생 △1976년 서울대 무역학과 졸업, 1984년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학 박사 △1984년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1989년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1992년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 1996년 조세연구원 부원장, 1996년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 장관 자문관, 1997년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1999년 국제금융센터 운영위원, 2003년 대통령 경제보좌관, 2005년 주영국대사, 2009년 서강대 국제대학원장, 2017년 주미대사, 현 서강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

◇서영경

△1963년생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 1994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석사, 2011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제학 박사 △2008년 한은 국제경제연구실장, 2010년 한은 국제연구팀장, 2012년 금융시장부장, 2013년 한은 부총재보, 2016년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현재 대한상의 SGI 원장

◇주상영

△1964년생 △1987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 1994년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경제학박사 △1994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 1997년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2004년 정부혁신관리평가단 위원, 2018년 기재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 한국사회과학회 공동대표,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현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고승범

△1962년생 △1986년 재무부 국제금융국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2004년 금융위 은행감독과장, 감독정책과장, 2007년 금융위 기획행정실장, 2010년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2012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2013년 금융위 사무처장, 2015년 금융위 상임위원, 2016년 한은 금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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