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의 경제학] '코로나19' 예방 위해 '필템'된 마스크…기원이 고대 그리스?

입력 2020-04-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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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집 밖을 나갈 때 반드시 챙기는 물건들이 있다. 스마트폰, 교통카드나 신용카드, 이어폰…. 마스크도 이젠 그중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마스크가 '필템'(필수 아이템)이 된 것. 출근이나 외출 시 마스크를 놓고 나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는 사람도 생겨나는 것을 보면 스마트폰만큼 필템이 된 것은 분명하다.

코로나19로부터 나와 타인을 지킬 수 있는 손쉬운 도구인 마스크. 국내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마스크 사용량이 부쩍 늘었다. 그런데 그 기원은 과거로 한참 올라간다. 아주 먼 옛날부터 개인위생을 위해 사용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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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마스크는 고대 그리스에서?

마스크는 고대 그리스에서 최초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물질로부터 코와 입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스펀지'가 마스크 재료로 사용됐다고 한다. 당시에는 연기를 피워 적의 호흡을 방해하는 최첨단(?) 화학전이 종종 일어났다. 이때 연기 흡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펀지를 사용한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스크는 기원전 로마에서도 사용됐다. 광산 노동자들의 호흡기 질환을 막기 위해 '동물 방공'으로 만든 방진 마스크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중세 유럽에는 지금처럼 마스크가 널리 사용됐다. '흑사병' 때문이다. 2억 명에 달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흑사병. 의사들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마스크를 썼다. 당시에는 '새 부리'를 연상케 하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흑사병이 공기로 전염된다고 믿은 의사들은 긴 부리 부분에 좋은 향기가 나는 물질을 넣었다고 한다. 그래야만 병에 걸리지 않는다고 믿었다고.

1차 세계대전 때 마스크는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 1차 세계대전 때는 화학무기가 많이 개발되고 실제로 사용됐다. 이를 방어하는 차원에서 방진과 방독 마스크에 관한 관심이 커졌다. 1930년대 부직포에 저렴한 필터가 부착된 마스크가 개발됐고 이후 호흡에 지장이 없으면서 미립자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유리섬유로 만든 필터 마스크가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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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뒤덮은 한국, 마스크로 무장한 시민들

국내 마스크 사용이 지금처럼 보편화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전에는 의료인, 연예인, 환자 등 특정한 사람들만 사용했다. 마스크 착용이 불편한 데다, 실내에서 벗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라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한국을 덮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변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사기 시작했다.

2017년 1월부터 3월 초미세먼지 특보는 85회로 2016년(44회)에 비해 약 2배로 증가했다. 이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2017년 3월(1∼27일) 마스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8% 늘었다. 미세먼지와 함께 마스크 수요가 늘었다는 걸 방증한다.

시간이 지나도 마스크 수요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2018년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3월 23~25일 황사용 마스크 매출은 전월 동기(2월 23∼25일) 대비 1177% 급증했다. 2019년 이베이코리아 G마켓 통계를 봐도 마찬가지다. 1분기 동안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량은 2018년 동기보다 178%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반인이 주로 사용하는 보건용 마스크 시장 규모는 1145억 원이다. 삼한사미(삼일은 한파 사일은 미세먼지)라는 말이 나올 만큼 미세먼지가 부쩍 많아지자 시민들은 마스크로 무장했고, 마스크 시장 규모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마스크로 나와 반려동물을 보호하라"

사실 미세먼지로 마스크 사용이 늘었다고는 하나 일부에선 "유별나다"는 반응이 있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이 인식마저 바꿨다. 그야말로 마스크 대중화의 계기가 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는 가장 기본적인 예방 수칙이 마스크 착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명동의 한 약국은 하루에 마스크로만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후기가 올라왔다.

반려동물을 위한 마스크도 코로나19와 함께 판매량이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올 1월 18일부터 2월 2일까지 반려견 마스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29% 증가했다. 반려견 마스크인 펫스크를 제작하는 국내업체인 디어도그도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 저우텐샤오는 "반려견 전용 마스크가 하루에 50개 이상 판매된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한 달 판매량이 150개에 불과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 확진자가 186만 명이 넘고, 사망자 수도 12만 명에 가까워지면서 더는 마스크 착용이 볼썽사나운 일이 아니게 된 것. 아시아와 비교하면 착용률이 낮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귀한 손님 대접을 받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마스크가 개인을 지켜주는 도구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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