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및 국제금융시장 불안 반영
한국은행이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0%로 0.25%p 전격 인하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내수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영국, 캐나다, 스웨덴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일제히 0.5%씩 인하한 것에 적극 동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환율이 최근 며칠새 300원 가까이 폭등하고 국내증시도 연일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금리인하 배경에 대해 "수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내수부진이 심화되면서 성장세가 뚜렷하게 약화되는 모습"이라면서 "수출이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높은 신장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소비가 실질소득 증가세 둔화,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낮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전월에 비해 크게 확대됐으며, 산업활동면에서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모두 낮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내수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 불안, 세계경기 위축 등 대외 경제여건의 악화로 당분간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중유동성이 여전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각종 물가지표도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물가관리에 대한 부담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은은 "소비자물가는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급등 및 공공요금 인상요인 등으로 상당기간 목표범위를 상회하는 높은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물가상승 부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을 한 셈이다.
따라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환율 폭등세가 단기간 내 진정되지 못할 경우 향후 물가부담까지 떠 앉는 이중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