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예상 깨고 ‘사실상 기준금리’ LPR 동결

입력 2020-03-2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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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충격에 인플레 압력 커진 것이 금리 동결 주원인”

▲중국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와 미국 기준금리 추이. 검은색:MLF(20일 현재 3.15%)/분홍색:미국 기준금리(0~0.25%). 출처 블룸버그
중국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LPR를 4.05%로 동결했다. 5년 만기 LPR도 4.75%를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인민은행도 최근 통화정책을 크게 완화하고 금융시스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상황이어서 전문가들은 LPR가 최소 0.0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PR는 중국 18개 은행이 보고한 최우량 고객에 대한 대출 금리 평균치로, 매월 20일 공표된다. LPR는 은행들이 기업과 가계에 대출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다. 중국은 지난해 8월부터 LPR를 대출 기준으로 삼게 해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만들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에는 1년 만기 LPR를 전월보다 0.10%포인트, 5년 만기 LPR는 0.05%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또 LPR 인하에 앞서 같은 달 17일 이 금리와 직접 연동되는 주요 정책금리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금리를 3.15%로, 종전보다 0.10%포인트 낮췄다. 이달 16일에는 심사기준에 부합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1.0%포인트씩 낮추는 선별적 지준율 인하도 단행했다.

다만 이번 주에는 MLF를 통해 시중에 1000억 위안(약 17조5100억 원)의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MLF 금리는 3.15%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최근 나온 경제지표가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인 상황에서도 금리 인하를 자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충격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것이 금리 동결 주원인이라고 풀이했다. 베이징 소재 민성은행의 원빈 연구원은 “인민은행은 지금까지는 높은 인플레이션 제약을 받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고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양적완화로 복귀하면 중국의 정책 여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돼지고기 등 식품물가가 폭등하면서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했다. 이는 불과 1년 전 CPI 상승률이 1.5%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이 135.2% 폭등하면서 식품·주류물가는 16.0% 뛰었다.

여전히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을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블룸버그가 골드만삭스 등 12개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전문가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이번 1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연간 성장률은 평균 3.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마오쩌둥이 사망해 문화혁명이 끝난 197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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