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재무분석] 현대제철, 매출은 늘었는데 고꾸라진 수익…4년 역성장 이어지나

입력 2020-03-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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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의 수익이 고꾸라지고 있다. 매출은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은 불과 수년 만에 10여 년 전 수준으로 퇴보했다. 현대제철이 수익 역성장의 악순환을 올해 끊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0조512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3% 줄었지만 여전히 사상 최고라 할 만한 20조 원대를 지켜냈다.

반면 최근 수년 동안은 이익창출력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33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7% 급감해 1조 원대 영업이익이 무너졌다. 순이익은 그보다 심각해 256억 원에 그쳐 전년의 10분의 1 아래로 줄었다.

현대제철은 대규모 고로 투자와 인수합병을 거치며 빠른 외형 성장을 이룩했다. 구체적으로 한보철강을 인수하고 고로사업에 진출하는 한편,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해 냉연까지 이어지는 일관제철소를 완성했다. 또 해외 자동차 SSC(스틸서비스센터)까지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를 통해 매출 역시 성장했다. 2010년 10조 원대 매출을 회복했고 2014년에는 15조 원대 고지에 안착했다. 이어 4년 뒤인 2018년 20조7804억 원을 기록해 8년 만에 20조 원대 매출이라는 신기원을 열었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 발맞춰 증가하던 수익성은 불과 수년 만에 급격하게 무너졌다. 2016년부터 회복하기 시작한 중국 시황에도 불구하고 그룹 내 완성차 계열사의 부진과 2017년 이후 꺾여버린 국내 봉형강 업황이 문제가 됐다.

2008년에 이어 2010년 두 번째로 1조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현대제철은 2012~2013년 1조 원을 내줬다가 이듬해 역대 최고치인 1조4911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후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 영업이익 규모는 2018년 1조 원을 간신히 사수했지만 작년에 3000억 원대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 증가율로 보면 2015~2017년에는 -1~5%대 수준으로 역성장했고 2018년에는 -25.0%로 감소폭이 늘었다. 작년에는 -67.7%로 실적 악화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8~9% 수준을 유지했던 영업이익률도 2018년 반토막 났고 작년에는 1.6%로 낮아졌다.

한편 올해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와 마주한 현대제철이 수익성 회복 추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이익 정상화를 위해서는 완성차 계열사의 업황 회복이 시급하지만 이도 여의치 않다. 여러 전문기관들에서 코로나19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실제 현대차의 2월 중국 판매량은 1007대에 그쳐 작년 동월의 3만8017대보다 97%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557억 원이지만 일각에서는 1400억 원대로 예측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이익 정상화에 필요한 것은 자동차향 출하 회복과 가격 협상이나, 완성차 업황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이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또 9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철광석 가격으로 추가적인 투입단가 하락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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