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는 해야겠는데...고사위기 美 셰일업계 두고 딜레마 빠진 트럼프

입력 2020-03-1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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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기부양 패키지 포함하려 해…다른 에너지업계 반발 직면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석유 굴착기와 펌프 잭(pump jack) 모습. 미들랜드/AP뉴시스
국제유가 급락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미국 셰일유 업계 지원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딜레마에 빠졌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역오일쇼크’로 두들겨 맞은 자국 셰일유 업계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준비 중인 경기부양 패키지에도 이들 기업 지원을 담고자 했다. 앞서 트럼프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보건, 여행, 항공 등 산업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여기에 셰일유 산업도 포함했다는 것이다.

미 셰일유 기업의 성장세는 트럼프 행정부의 치적 중 하나였다. 그러나 러시아와 사우디 간 가격전쟁으로 유가가 30년 만에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하면서 미 셰일유 업계가 폭격을 맞았다. 유가가 낮아 원유를 생산할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을 맞게 되자 미국 셰일업체들은 생산 감축에 들어갔다. 미 셰일유 업체 다이아몬드백에너지와 파슬리에너지는 시추 활동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다이아몬드백에너지는 내달 가동 중인 유정 중 2곳을 중단하고 상반기 내에 1곳을 더 닫기로 했다. 파슬리에너지 역시 원유 채굴 장비 가동 수를 기존 15개에서 12개로 줄일 계획이다.

이미 증시에서는 수익 하락과 파산 위험을 반영해 셰일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했다. 미 셰일기업 아파치와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가는 각각 54%, 52% 폭락했다.

CNN도 “미국이 과거와 달리 석유 순소비국이 아닌 생산국이 된 만큼 유가 급락으로 인한 경제충격이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이나 1991년보다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그래도 부채가 많은 미 셰일유 업계가 유가 급락 장기화로 줄도산 위기에 내몰리자 트럼프 행정부가 이들을 구제할 방안 모색에 팔을 걷어 붙인 것이다.

그러나 미국 에너지기업들이 발행한 1100억 달러의 채권이 당장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놓이는 등 모든 에너지 기업이 어려움 겪는 상황에서 셰일기업만 지원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텍사스 태양광발전업체와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대해서도 유사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한편, 백악관은 트럼프가 전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갖고 사우디와 러시아로 대표되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실패가 유가 폭락 및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진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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