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불안 끝이 안 보인다

입력 2008-10-0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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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및 경기침체 영향 시장 변동성 커져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국내 금융 시장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 정리를 위해 의회에 제출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안이 부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전날 또 다시 주식, 채권, 환율의 트리플 약세가 심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국제금융시장의 신용위기 여파로 국내증시는 장후반 낙폭을 줄였지만 폭락 장세를 연출했고 글로벌 금융기관 및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차원의 달러 매수 심리 속에 환율은 연일 폭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시장 역시 신용경색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증가로 국고채 금리의 낙폭을 키우는 상황이다.

대외적으로도 미 양대 모기지 신용기관인 페니메이와 프레디맥의 정부 관리 이후 리먼브라더스의 매각 실패 및 파산보호 신청,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유동성 위기론 대두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상업은행과의 합병 및 지주사 전환 등 지난 몇 주간 쉴새 없이 글로벌 금융시장은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 붕괴 위험을 줄이기 위한 각국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급박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임에 따라 당분간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의 트리플 약세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신용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제적’인 유동성 회수 압박이 거세질 경우 자금 경색이 심해진 국내 금융시장의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장 주가 하락과 환율 및 금리 상승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 심화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들(특히 중소기업과 건설사)의 부도 사태가 가시화 될 위험이 증폭될 수 있고 이로 인한 트리플 약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최근 일련의 부정적 사안들이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에 향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시키는 과정을 유발할 것”이라며 “이미 MSCI KOREA 기준으로 지난 5월 고점대비 10% 이상 하향 조정이 이뤄졌으나 추가적인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예상되고 따라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 주가의 하방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용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 사태가 심화로 외국인의 채권 투자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국내 은행들의 단기 차입금은 만기 연장 혹은 차환이 어려워지는 등 외환시장의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이번 구제금융 방안이 다소 진통을 겪더라도 수정을 거친 이후 통과될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이 이와 관련된 논란이 진행 중이고 무엇보다 실물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어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증권의 월간 금융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을 포함, 국제금융시장이 전 세계적인 신용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미 주택 가격의 회복이 필요하고 현재 글로벌 금융위기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각국의 글로벌 공조 체제가 형성 및 실행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대증권은 국내 금융시장이 글로벌 신용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지만 시장이 이러한 위험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어 막연한 불안감에 따른 심리적인 시장 디스카운트 요인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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