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미국 금리인하에도 경기 둔화 우려↑…변동성 확대 불가피”

입력 2020-03-0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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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전문가들이 제시한 오늘의 주식시장 투자전략을 알아본다. (게티이미지뱅크)

4일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미 증시가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증가 및 경기 둔화 우려로 급락했다. 특히 연준이 정기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2주 앞두고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점은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으며,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과거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등 주요 질병사태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중국의 공장이 멈췄다는 점은 한국의 대 중국 수출 급감을 야기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 훼손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우려를 더욱 자극했다. 이런 가운데 파월 연준의장은 금리인하 이외에 추가적인 대책은 없다고 발표한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이었다.

한편, 애플, MS, NVIDIA, 아나로그디바이스, NXP 테크에 이어 마이크로칩 테크(-6.10%) 또한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공급망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실적 부진 경고했다.

애플 부품주 중 하나인 쿼보(-2.13%)도 코로나 19 확산으로 스마트폰 공급망 및 고객의 수요가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며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점도 관련 기업들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 유럽중앙은행(ECB)의 TLTRO 등 정책 대응, 세계은행(WB), IMF 의 긴급 대응 시사와 함께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 등은 경기 둔화 우려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각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수혜로 미 증시 대비 조정폭은 제한할 것으로 전망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지난 주말 성명을 통해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며 기대감을 줬던 파월 의장이 상당히 빠른 시점에 행동에 옮겼다. 연준은 전일 특별회의를 열어 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금리 인하 발표 이후 흥미로운 모습 중 한 가지는 연말 시점에서의 기준금리 전망이 오히려 상향조정 되었다는 점이다. 즉, 선제적이고 과감한 금리 인하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에 대한 기대가 아직 미미하지만 금리 전망 확률에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 진행되던 글로벌 증시 반등은 무역분쟁 완화와 경기 사이클 저점 통과 기대도 있었지만 정책에 기인한 풍부한 유동성 환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펀더멘털측면에서 기대에 비해 완만한 회복세가 나타났음에도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던 점에서 미루어 후자의 역할이 더 컸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 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의 선제적 대응이 단행된 것은 시장의 하단을 제어해 줄 소재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맥락에서 본다면, 펀더멘털 부진에 대한 우려를 선제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제어해 준다는 측면에서 최근 확대되었던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켜 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 같은 상황 전개는 여러 차례 경험해 왔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조금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상반된 생각도 버리기가 힘들다.

이번 금리 인하가 잠재적인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라는 것인데, 지난 해 무역 분쟁 상황 하에서 현재보다도 부진한 전망치 추이와 레벨 하에서도 연준은 25bp씩 점진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세 차례의 금리 인하 이후에는 앞으로 ‘사후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선언까지 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특별회의까지 소집하면서 50bp에 달하는 금리인하 대응에 나섰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펀더멘털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연준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펀더멘털 충격의 하단이 어느 정도 깊이인지에 대한 가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듯 하다. 연준과 기타 중앙은행들이 경기 하방 방어 의지를 보여준 상황인 만큼 지수의 하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겠지만 본격적인 반등 국면의 진행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해서는 펀더멘털 충격 강도가 어느 수준에서 제한될 것인지에 대한 추정이 선결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저점 영역에 위치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아직 변동성에 유의해야 할 구간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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