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등급 하향 확산…바닥은 어디

입력 2020-02-2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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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 변화에 실적 저하…코로나19 영향에 취약

▲코로나19로 인한 이마트 휴업 안내문. 주요 유통업체가 지난해 실적 저하와 코로나19 여파로 신용등급 하락세를 겪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에 등급하향 바람이 매섭다. 국내외 신용평가사가 유통업 대표주자 이마트의 등급을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롯데쇼핑과 홈플러스 등도 강등 위기다. 실적 전망도 어두워 추가 하락 가능성도 언급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마트에 대해 투기등급인 ‘Ba1’을 부여하고 있다. 롯데쇼핑에 대해서도 투기등급으로의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21일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등급 강등에도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했다. 이는 추가로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등급을 끌어내린 것은 부진한 지난해 실적이다. 유완희 무디스 선임연구원은 “이마트의 수익성 및 재무 레버리지 비율이 2019년 상당히 약화된 데 이어 향후 1~2년간 의미 있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 설명했다.

무디스는 롯데쇼핑에 대해 신용등급은 'Baa3'으로 유지했으나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낮췄다. ‘Baa3’는 10개 투자젹격등급 중 가장 낮은 단계다. 만약 한 단계 강등될 경우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투기등급으로 내려앉게 된다.

S&P도 이마트의 등급전망을 조정했다. 19일 S&P는 ‘BBB-’ 등급은 유지하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보다 앞서 등급 조정에 들어갔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마트의 등급을 ‘AA’로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마트와 롯데쇼핑 등 국내 유통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며 정기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롯데마트와 함께 ‘유통 빅3’로 꼽히는 홈플러스도 지난해 영업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한기평은 홈플러스 리뉴얼 점포의 매출 증가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경쟁사 대비 자본 규모가 작고 인수금융 차입금 상환으로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실적 저하가 두드러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무안정성 개선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은 실적 전망이 어두운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이 겹치면서 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도 거론된다. S&P는 “향후 소비 심리 약세는 지속할 것으로 보이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유통업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경쟁 구도 재편도 최소 몇 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가 예상되는 산업의 하나로 유통업을 꼽았다. 무디스 관계자는 “온라인 비중이 비교적 제한적인 유통 업체들의 경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고객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줄이는 가운데 상당한 매출과 이익 감소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백화점 사업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에 취약하다”고 언급했다.

▲유통업계 실적 지표. (출처=한국기업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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