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긴급 경제계 간담회 연 까닭은..."회복 불씨 꺼질라" 위기감

입력 2020-02-13 14:15수정 2020-02-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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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 이후 7개월 만...재계에 도움 호소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직접 찾아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중국으로부터의 부품 수급 차질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피해가 우리 정부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장에서 맞서고 있는 기업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한 것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 국면이었던 지난해 7월 10일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여파를 일본의 수출규제에 준하는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경제의 발목을 잡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경제의 발목을 잡히게 됐다”는 표현을 쓴 것은 그만큼 아쉬움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재정을 통해 성장률 등 경제 지표를 어렵게 끌어올렸고, 올해는 ‘체감하는 확실한 성과’를 약속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작년 4분기부터 설비 투자가 증가세로 전환되었고, 경기선행지수도 1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며 “1월에는 드디어 일평균 수출액도 증가로 반등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시대의 기대를 높여줬다”며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나열한 것에서도 올해 경제 분야 성과에 대한 기대가 컸음을 읽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가 경제를 살리고 혁신 성장의 발판이 됐다”며 “기업도 정부를 믿고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한 대목에서는 재계의 협조를 구하는 절실함이 묻어난다.

참석 기업들의 성과를 하나하나 열거한 것 역시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할 테니 기업들이 좀 도와 달라’는 호소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기업들에 설비 투자를 독려하기에 앞서 LG전자의 ‘롤러블 TV’,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볼리’와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 현대자동차의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 SK의 불화수소 가스 생산공장 설립 등 호평을 받고 있는 각 대기업의 성과를 일일이 언급했다.

이 밖에 모두발언 말미에 “경제계와 정부가 지혜를 함께 모으는 보람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한 것도 경제계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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