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연휴 끝난 중국...세계 공급망 정상화 불확실성 여전

입력 2020-02-0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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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당국자가 비행기 안에 홀로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으로 연기됐던 중국 춘제 연휴가 9일로 끝이 나 많은 중국 기업이 10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마다 사정이 달라 조업 재개 시기를 재연기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어 세계 공급망 정상화는 아직 요원해 보인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수탁제조서비스(EMS) 업체 훙하이정밀공업은 산하 폭스콘테크놀로지그룹이 운영하는 선전과 정저우 공장 2곳의 가동을 다시 연기하게 됐다고 CNBC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콘의 선전 공장은 원래 10일에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현지 정부의 위생 당국이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직원 기숙사와 식당 통기성이 좋지 않아 신종 코로나 감염 확대 위험이 높다며 조업 연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폭스콘은 10일 재개 예정이던 허난성 정저우시에 있는 공장도 가동을 또 연기한 상태다. 현재로서는 현지 정부의 승인이 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정저우 공장은 미국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최대 조립 거점이어서 공장 폐쇄가 장기화하면 아이폰의 출하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독일 폭스바겐도 중국 일부 공장의 조업 재개 시기를 17일로 다시 연기한다고 8일 발표했다. 원래 폭스바겐은 춘제 연휴가 끝나는 3일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신종코로나로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한 것 외에 직원들의 이동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자동차그룹과의 합작공장은 상하이 1공장만 10일에 재개하고, 그 외는 17일 문을 연다. 또 제일자동차그룹과의 합작사는 톈진공장이 17일로 가동을 연기하고, 그 외는 예정대로 10일부터 조업을 시작한다.

폭스바겐은 2019년에 세계 전체의 약 40%에 해당하는 423만 대를 중국에서 팔았다. 폭스바겐에 중국은 가장 큰 시장이자 이익률도 가장 높은 시장이다. 중국 전체에서 30개가 넘는 차량과 엔진 공장을 갖고 있고, 95% 이상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하루 자동차 생산 대수는 약 1만5000대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메이커 중에선 가장 많다.

한편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는 예정대로 10일부터 가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첫 중국 공장이 있는 상하이시가 8일 테슬라의 생산 재개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덕분이다. 앞서 테슬라는 신종코로나로 상하이에서 생산되는 신형 ‘모델3’ 출고가 미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일 주가가 17% 넘게 주저앉았다.

이외에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도 10일부터 조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현지 통신장비업체 ZTE도 마찬가지다.

다만, 일부 소규모 지방정부에서는 기업들에 휴업 재연장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공급망이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특히 신종코로나로 다양한 교통수단이 제한되면서 춘제 때 고향에 갔던 근로자들이 일터로 돌아오지 못해 인력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 교통 당국에 따르면 춘제 휴가를 고향에서 보낸 사람들이 유턴하는 시기의 철도와 버스, 항공기 등의 여객 수는 4억 명 안팎으로 작년을 70% 정도 밑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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