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 인보사 사태 1년 만에 ‘뷰티’ 개인회사 차렸다

입력 2020-02-07 16:15수정 2020-02-0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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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사진제공=코오롱)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개인 회사를 차렸다. 전격적인 사퇴와 창업 선언 이후 2년 만이다. 뷰티 관련 업체로 코오롱그룹 내 화장품 사업과의 연계 가능성도 점쳐진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웅열 전 회장은 작년 12월 ‘아르텍스튜디오’를 설립하고 등기를 마쳤다. 이 전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로 설립 자본금은 1억 원이다. 사무실은 서울시 강남구 신사역 인근에 있는 ICT타워에 마련했다.

아르텍스튜디오는 미용ㆍ생활용품 도소매 업종이다. 구체적인 사업목적을 보면 △화장용 스펀지 및 퍼프 수출ㆍ수입업 △화장용 소품 제조 및 도ㆍ소매업 △화장용 소품 수출ㆍ수입업 △화장품 관련 컨설팅 용역사업 △화장용 스펀지 및 퍼프 개발연구 사업 △기타 화장품 관련 제조 및 수출입업 △기타 화장품 관련 서비스업 등 화장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전 회장은 앞서 2018년 11월 말 23년간 맡고 있던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를 선언했고 이듬해부터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당시 임직원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롭게 창업의 길을 가겠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코오롱 밖에서 펼쳐 보려 한다”며 창업 의지를 밝혔다. 62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던져진 갑작스러운 사퇴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왔으나 재계는 대체로 ‘아름다운 퇴진’이라는 호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불과 일주일 뒤에 상속세 탈세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며 자진 사퇴의 의미가 퇴색했다. 차명으로 상속받은 주식이 문제가 됐다. 이와 관련해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2심에서 1심과 같은 벌금 3억 원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퇴진 3개월 만에 ‘인보사’ 사태도 터졌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인보사의 식약처 허가를 받으려고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서 인보사 2액 세포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문을 낳았다. 결국 국내 판매와 유통이 중단됐고, 식약처는 허가를 취소했다. 또 코오롱티슈진은 주식 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고 검찰은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등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아르텍스튜디오는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사업 초기 단계로 이 전 회장이 임원을 맡고 있지는 않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무로 퇴임한 백기훈 씨가 홀로 사내이사로 등기돼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이 전 회장이 앞서 창업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바 있어 인보사를 비롯한 여러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직접 경영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여기에 코오롱그룹 내에서 사업 중인 화장품 브랜드와의 연계 가능성도 있다. 코오롱의 자체 화장품 브랜드로는 코오롱FnC의 ‘엠퀴리’와 코오롱티슈진 한국지점의 ‘위즈더마’ 등이 있다.

이와 관련해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것이라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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