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만 웃었다…연초 제과업 빅3 CEO, 엇갈린 희비

입력 2020-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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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경재 오리온 사장, 민명기 롯데제과 사장,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

국내 제과업계 빅3(롯데제과ㆍ오리온ㆍ해태제과식품)의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면서 CEO(최고경영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선전하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이경재 사장의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각각 실적 개선과 해외 사업 강화라는 과제가 남은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과 민명기 롯데제과 사장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오리온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조233억 원, 영업이익 3273억 원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성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중국 법인은 신제품 출시 성공과 온라인 채널 확대 등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4.4%, 12.0% 늘었다.

베트남 법인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9%, 16.5% 늘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착한포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격 변동 없이 20% 증량한 ‘오스타’(포카칩), ‘스윙’(스윙칩)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오리온의 실적 개선은 ‘영업통’ 이경재 사장의 작품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 사장은 2007년 베트남 법인장에 취임한 첫해 매출액을 2배 늘린 데 이어 2013년 베트남 법인을 베트남 내 최대 제과 회사로 키워내며 ‘초코파이 신화’를 쓴 주인공이다.

오리온이 수년간 실적 부진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담철곤 회장은 이 사장을 구원투수로 불러들였고, 2015년부터 한국 경영총괄을 맡은 이 사장은 매년 실적 개선에 성공(영업이익 △2017년 1074억 원 △2018년 2822억 원 △2019년 3273억 원)하며 담 회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여기에 지난 연말 불거진 제주도와의 ‘제주 용암수’ 판매 갈등이 봉합된 점도 이 사장의 어깨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지난 연말 롯데그룹 인사에서 50개 계열사 대표 중 22명이 물러난 상황에서 자리를 지킨 민명기 롯데제과 사장은 올해가 기회이자 위기라는 분석이다.

국내외 제과 영업을 두루 경험하며 롯데인디아 인도법인장을 지낸 민 사장은 인도를 비롯한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 사업에 자신감을 얻은 민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18년 미얀마 제빵업체 ‘메이슨’ 인수를 결정했고, 지난해부터 미얀마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제과는 메이슨 인수로 동남아시아에 ‘제과 벨트’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사업이 본격화되는 올해 영업 성패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매출액 2조881억 원, 영업이익 976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3.2%, 51.6% 증가했는데 해외법인 매출이 반영된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008년부터 해태제과를 이끌고 있는 신정훈 사장은 수년간 부진한 회사 실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5년 ‘허니버터칩’ 열풍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해태제과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해태제과는 △2016년 7928억 원 △2017년 7604억 원 △2018년 725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예년 수준의 실적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신 사장은 우선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통해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을 의결했다. 분할과 관련, 업계에서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해태제과의 아이스크림 사업부 매각 절차”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해태제과 측은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유치, 전략적 제휴, 지분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매각설을 일축한 바 있다.

다만, 한때 2조 원 규모를 웃돌던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가 1조6000억 원 규모로 감소한 점을 감안할 때 매각이 진행되더라도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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