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간 수익률 격차 더 벌어져…정용진 -40.3%ㆍ정유경 38.5%
이마트와 신세계가 희비가 엇갈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의 지분 가치 격차도 뚜렷해지고 있다. 지분 맞교환으로 경영 구도를 정리한 지 4년 차, 당시 맞바꾼 지분의 수익률을 계산하면 동생인 정 총괄사장은 고공 행진한 반면, 정 부회장은 손실을 기록 중이다.
앞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2016년 4월 29일 각자 보유했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교환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로 지분 구조가 정리되면서 분리 경영이 시작됐다.
정 부회장은 보유하던 신세계 주식 72만203주(7.32%)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정 총괄사장에게 매도했다. 당시 종가 21만1500원을 기준으로 1523억 원 규모다. 이에 따라 정 총괄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2.51%에서 9.83%로 늘었다.
같은 날 정 총괄사장도 이마트 주식 70만1203주(2.51%) 전량을 정 부회장에게 주당 18만3500원에 시간외매도했다. 주식 가치만 1287억 원이다. 이에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7.32%에서 9.83%로 확대됐다.
14일 종가를 기준으로 남매간 수익률을 살펴보면, 정 부회장이 -40.3%, 정 총괄사장은 38.5%로 동생의 수익률이 크게 앞선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2.5% 증가한 가운데 이마트의 주가 낙폭이 뚜렷하다.
이에 이마트를 보유한 정 부회장은 1287억 원에서 768억 원으로 519억 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분기 이마트는 1993년 창사 이래로 분기 기준 첫 영업적자를 내면서 주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반면 신세계를 보유한 정 총괄사장의 맞교환 지분의 가치는 1523억 원에서 2110억 원으로 587억 원 증가했다.
최근 두 남매는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도 했다. 2016년 맞교환 이후 처음이다.
정 부회장은 작년 3월 27일부터 4월 4일까지 약 241억 원(14만 주)어치 매수하면서 지분율은 9.83%에서 10.33%로 늘었다. 또 정 총괄사장은 지난 28일부터 3일간 총 137억 원 규모로 5만 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9.83%에서 10.34%로 증가했다.
향후 주가에도 희비가 갈린 영업실적이 반영되면서 남매간 지분 가치 격차는 더 벌어질 전망이다. 신세계가 이마트의 영업이익을 추월한 것은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를 인적분할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2019년 연결기준 실적 발표(잠정)에 따르면, 이마트는 매출액 18조1680억 원, 영업이익 1507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는 매출액 6조3937억 원, 영업이익 4682억 원이다. 영업이익에서 이마트는 전년 대비 67.4% 감소했지만 신세계는 17.8%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이마트에 대해 온라인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판촉비 증가 등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전문점 적자 축소가 기대되지만 기존점 턴어라운드와 가시적인 성과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신세계 목표주가는 올해 들어 기존 35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상향하면서 “작년 4분기 백화점 기존점 호조와 면세점 영업레버리지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고려했다”며 “한한령 해제 기대감 등 중국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