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건설'로 10일만에 中병원 완공…"한국 건설산업, 대응 전략 필요"

입력 2020-02-0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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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모듈러 건설 시장 확대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사진은 모듈러 방식으로 지어진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 훠선산 병원. 베이징/신화연합뉴스
최근 중국에서 모듈러 방식을 활용해 열흘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격리하기 위한 병원을 지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다. 이에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모듈러 건설 시장 확대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박희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워윈원은 6일 발표한 '모듈러 건설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향' 보고서에서 “모듈러 건설은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 조달과정 혁신을 위해 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이지만 우리 건설산업이 직면한 숙련기술자 고령화, 청년유입 감소, 생산성 침체 등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모듈러 건설은 공장에서 만든 패널과 블록 등의 부재(部材ㆍ모듈러)를 현장에서 조립해 건축물을 짓는 방식을 말한다. 모듈러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면 공사 기간과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 설계 변경 같은 현장 불확실성이나 부재 생산을 방해하는 외부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고, 현장 시공과 부재 생산을 병행할 수 있어서다. 모듈러 건설 현장에선 공사 난이도도 크게 낮출 수 있다. 미국 컨설팅 회사 맥킨지 앤드 컴퍼니는 모듈러 방식을 적용하면 공사 기간을 25%까지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장점 덕에 외국 정부와 건설업계에선 일찌감치 모듈러 건설 시장 개척에 나섰다. 싱가포르는 2020년까지 공공공사의 40%를 모듈러 방식으로 진행하고 모듈러 전문 인력 3만5000명을 육성하기로 했다. 영국도 모듈러 기술 개발에 세제 혜택을 주고 모듈러 건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조달ㆍ보증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모듈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카테라와 풀스택 모듈러 등은 모듈 설계와 생산, 시공까지 수직 계열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는 모듈러 방식을 활용해 열흘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격리하기 위한 병원을 지었다.

박 부연구위원은 "국내는 모듈러 건설과 관련한 설계ㆍ성능 기준 등 관련 제도가 미흡하며 모듈러 적용에 적합하지 않은 설계ㆍ시공 분리 발주 중심의 발주제도 등이 존재한다"이라고 지적했다. 발주와 계약, 건물 설계 등이 모듈러 생산과 각각 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협화음으로 공정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모듈러 건설의 최대 장점인 '효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박 부연구위원은 "국내 건설시장의 모듈러 생산 방식의 확산을 위해서는 모듈러 분야 설계 기준 및 성능 규정 등 기술 기준의 마련, 모듈러 공법 적용에 적합한 발주 방식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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