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자 이탈한 시중자금이 저축은행으로 유입되고 있지만 정작 저축은행들은 고민이 깊어진다. 시중에 돈줄이 말라 고금리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막상 자금이 들어와도 마땅히 운영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2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수신 잔액이 56조3,348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4,438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시중은행 수신 잔액이 417조1,424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4조75억원 줄어든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이다.
이는 저축은행이 고금리의 특판예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선데다 6월초 주가가 1,800선이 무너지고 대내외적인 변동성이 커지면서 저축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저축은행은 올해 들어서 매월 꾸준히 수신액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대부분 중단하면서 새로운 투자 대상을 발굴하기 위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해외 채권 투자에 나서기도 하고 시중은행의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에 단기로 돈을 넣어두며 때를 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브라질 국채에 약 600억원을 투자해 6월말 현재 65억원의 평가 이익을 얻었다. 한국저축은행은 올해부터 운영자금 가운데 일부를 은행의 MMDA 상품으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저축은행도 여유자금의 일부를 MMDA에 넣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대출을 통한 수익 추구가 기본이지만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일부를 MMDA에 단기로 넣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가 위축된 데다 금융시장도 좋지 않아 당분간은 저축은행이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며 “해외투자 등 부동산 PF를 대체할 만한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