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한 '의심환자' 공개에 불안 고조…'전세기 송환'은 지역 갈등으로

입력 2020-01-29 13:46수정 2020-01-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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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속보성 정보 제공에 지역사회는 두려움…유증상자 송환 놓고는 '반대 요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9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책 관련 의약단체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는 그야말로 혼돈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보건복지부 장관)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질병관리본부장)가 방역대응을 총괄하고 있지만, 각 지방자치단체가 산발적으로 현황을 개별 공지하면서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세기 입국자 격리시설 문제는 혐오시설 논란으로 번져 지역 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네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한 27일 이후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확진환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단 조사대상 유증상자는 확진환자를 포함해 187명으로 늘었다. 이 중 155명은 음성으로 확인돼 격리 해제됐으며, 28명은 검사가 진행 중이다.

감염병 발생동향 파악은 질본이 총괄한다. 우한시를 비롯한 후베이성 방문자 중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자와 후베이성 외 중국 방문자 중 폐렴 진단자를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해 격리하고 있다. 또 후베이성 외 중국 방문자 중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자와 조사대상 유증상자 밀접접촉자를 능동감시 대상자로 지정해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를 실시한다.

그런데 각 지자체도 개별적으로 의심환자 현황과 확진환자 동선 등을 브리핑한다. 대다수의 조사대상 유증상자가 인플루엔자 또는 감기로 확인됨에도 각 지자체에서 사례정의와 무관하게 ‘의심환자’란 이름을 단 사례들이 속보성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는 특정 병원 폐쇄설, 추가 확진환자 발생설 등 가짜뉴스로도 이어지는 실정이다. 원주시의 경우, 생후 15개월 의심환자가 28일 음성으로 확인되기 전까지 ‘병원에 근무하는 지인’을 출처로 ‘양성 판정설’이 나돌았다.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가 과도하게 유통되면 사람들은 두려움에 집 밖에도 안 나가려고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태가 봄까지 이어지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심각한 경기침체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보건의학적으로는 지나치게 경각심을 갖는 게 전파 방지에 유리하다”며 “경제사회적이나 보건의학적 측면을 모두 따져와 적정한 대응수준을 찾아야 하는데, 현실적으론 그게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한에 체류 중인 교민과 유학생을 전세기로 송환하는 문제를 놓고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30~31일 전세기로 귀국하는 국민을 충남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과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 격리 수용하려 했으나, 주민 반발에 부딪혀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과 충남 아산 경찰 인재개발원으로 계획을 틀었다. 이들 지역에선 현재도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다. ‘충청 홀대론’으로 불붙은 논란은 ‘송환 반대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당초 송환하지 않기로 했던 유증상자도 전세기에 함께 태우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의약단체장들과 간담회에서 “유증상자는 따로 독립된 비행기에 태우거나, 우리가 보내는 1층과 2층으로 구분되는 큰 비행기에서 층을 달리해 유증상자와 무증상자 간 교차 감염이 일어나지 않도록 태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 출발하기 전 실시하는 출국 검역에서 가려진 유증상자는 격리된 비행기에 태우고, 무증상자도 잠복기일 수 있어서 좌석을 이격시켜 옆자리와 앞자리를 비워서 대각선으로 앉힌다”고 설명했다.

송환된 유증상자는 국내 비행장에서 발열확인 후 격리병동으로 이송된다. 무증상자는 임시생활시설에서 2주간 생활하며, 상주 의료진을 통해 매일 두 차례 건강상태를 확인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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