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패닉·외인 주식매도도 영향..네고 물량에 상승폭 둔화..1170~1190원 등락할 듯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커지면서 주식시장은 3% 넘게 폭락하는 등 패닉장을 연출했다.
다만 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되돌림하는 모습이었다. 특별한 포지션플레이도 없어 장중 변동폭도 적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우한 폐렴 우려를 반영해 역외 상승분을 반영해 갭업 출발한 후 별다른 변동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주식시장을 제외하면 통화스왑 등 여타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고, 은행들도 물량 정도만 처리할 뿐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감안하면 50원 정도 오를수 있는 분위기지만 당시에도 한달만에 원상복귀된바 있어 원·달러가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기술적으로는 1185원이 뚫리면 1200원이 다음 저지선이라고 전했다.
시초가인 1178.5원이 장중 최고가였다. 이는 8일 장중 기록한 1179.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저점은 1175.3원으로 장중 변동폭은 3.2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급등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77.0/1177.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3.45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역외에서 가격을 다 반영해 시작한 후 장중에는 1176원과 1177원사이 떡장이었다. 1180원까지 오를 가능성은 낮다는 인식에 네고물량이 많았다. 중국장이 휴장하면서 원화가 위안화의 플록시 통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은행들도 포지션 플레이보단 물량을 처리하는 움직임에 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의견이 나온게 없다. 애플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었고 이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우한 폐렴 이슈가 찬물을 끼얹은 형국이 됐다”며 “2003년 사스 당시 50원씩 오르기도 했지만 한달만에 원상복귀한 바 있다. 원·달러 상승시 달러를 파는쪽으로 봐야할 듯 싶다. 기술적으로는 1185원이 뚫리면 1200원이 다음 저지선이다. 다만 당국 개입 걱정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 그렇게 까지 오를지는 미지수다. 주식이 많이 밀렸지만 스왑 등 다른 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는 점도 환율이 오버슈팅하지 않을 이유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우한 폐렴 우려로 원·달러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도 주식을 많이 팔았다. 다만 위안화 환율이 역외시장에서 장중 진정세를 보였고, 업체 네고 물량이 나오면서 원·달러 상승폭은 잦아들었다”며 “우한 폐렴 확산 속도가 빨라 일단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 하방 경직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이번주 원·달러는 1170원에서 1190원 정도 움직임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9.41원(3.09%) 폭락한 2176.72를, 코스닥은 20.87포인트(3.04%) 추락한 664.70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5248억17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45억6300만원어치를 각각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