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3세대 제네시스 첫선…‘테크니컬 플래그십’으로 등극한 GV80

입력 2020-01-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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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넘치는 안전ㆍ편의 장비 한가득, 현대ㆍ기아차 가운데 가장 진보한 기술 담아

▲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인 GV80(지브이 에이티)는 3세대 뒷바퀴굴림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했다. 주행감각과 안전 편의장비 모두 지금까지 제네시스와 전혀 다른 궤를 지녔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지금까지 현대차와 기아차를 통틀어 가장 진보한 모델은 수소전기차 넥쏘(Nexo)였다.

기본이 되는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자체가 미래지향적이다. 여기에 레벨 2.5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도 갖췄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연료전지 기술을 제외하면 ‘가장 진보한 모델’이라는 타이틀은 제네시스가 거머쥐게 됐다. 그리고 그 중심이 이들의 첫 번째 SUV인 GV80이 존재한다.

미디어 시승회에서 처음 만난 GV80은 낯설지 않았다. 2017년 뉴욕오토쇼를 통해 공개한 콘셉트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덕이다. 새 차에 대한 신비로움이 줄어든 반면, 낯선 차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다.

GV80를 시작으로 제네시스는 3세대로 진화했다. 2008년 첫선을 보인 현대차 제네시스(BH)가 1세대. 이어 2015년 브랜드 출범과 함께 선보인 G80이 2세대다. 이때부터 상시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H-트랙도 추가했다.

제네시스 최초의 SUV인 GV80은 가장 진보한 3세대 플랫폼이 밑그림이다. 올해 선보일 G80 후속 역시 같은 플랫폼이다.

▲커다란 뒤 해치도어 유리창을 포함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지붕선이 일품이다. 사진으로 본 2차원적 매력보다 실제 눈 앞에 다가온 3차원적 매력이 가득하다. (사진제공=제네시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자신감을 가득 담아 전면부를 장식한 5각형 그릴이다.

그릴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뻗어 나간 2줄의 주간주행등도 심었다. 제네시스의 날개 형상 엠블럼을 앞부분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셈이다.

포르쉐가 동그란 헤드램프를 브랜드의 상징처럼 여긴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커다란 5각형 그릴과 2줄의 헤드램프는 제네시스의 아이콘이다.

차 뒤쪽으로 갈수록 지붕선이 낮아진다. 네모반듯한 ‘박스형’ SUV가 넘쳐나는 시대 속에서 ‘쿠페’ 스타일을 지향한다. 7인승 3열 승객의 머리공간이 얼마간 줄어들게 분명하다.

그래도 상관없다. 원래 고급 SUV는 사람을 가득 태우고 달리는 차가 아니다.

차 문을 열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제네시스(현대차)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여백의 미’를 살린 인테리어는 간결하되 고급스럽고, 웅장하며 방대하다.

▲실내는 '여백의 미'를 앞세워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손길이 닿고 시선이 머무는 곳 모두 고급스러움이 차고 넘친다. (사진제공=제네시스)

2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 휠(운전대)는 사진에서 낯설었으나 실제로 눈앞에 두면 보기 좋은 모양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도 유행을 거슬러 2스포크 형태를 심었다.

제네시스 역시 과감하게 같은 방식의 2스포크를 골랐다. 어색함도 잠시, 익숙해지면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운전석에 앉으면 손끝에 닿고, 눈길이 머무는 곳곳에 고급스러움이 가득하다. 변속기 역시 레버나 버튼이 아닌, 다이얼 타입으로 심어 넣었다. 요즘 차가 이런 방식을 많이 쓰고 있으니 서둘러 익숙해져야 한다. 정교하게 돌아가는 변속 다이얼 속에 감성품질도 묻어난다.

대시보드 위에 심어놓은 14.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는 국내 최대 크기다. 가로로 길게 뻗은 화면을 통해 다양한 첨단 주행보조 장치를 모두 조절할 수 있다. 자리잡은 위치가 운전석에서 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단점이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인 직렬 6기통 3.0 디젤 엔진을 최고출력 278마력을 낸다. 직렬 6기통 엔진의 회전질감은 부드럽고 직관적이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엔진은 스마트스트림 직렬 6기통 3.0 디젤을 앞세워 최고출력 278마력을 낸다. 같은 형식의 BMW 30d(265마력) 또는 메르세데스-벤츠 350d(272마력)을 앞서는 수치다.

직렬 6기통 3.0 디젤은 국산차 가운데 최초다.

2000년대 들어 엔진 기술이 발달하면서 대부분의 6기통은 실린더가 V형태로 구성했다. 6개의 실린더를 나란히 세워놓은 직렬 6기통은 소음과 진동에서 V6 보다 불리했다.

공간을 크게 차지하는 것은 물론, 엔진이 좌우로 요동칠 때마다 고스란히 이 진동이 실내로 스며들기도 했다. 이를 막기 위해 디젤이고 가솔린이고 V6 엔진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이 점진적으로 직렬 6기통 엔진을 내놓고 있다.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직렬 6기통 방식이 배기가스를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GV80의 직렬 6기통 엔진은 초반 가속이 경쾌하고 이 힘을 고회전까지 꾸준히 끌어올린다.

새 엔진의 밑그림은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등에 얹은 직렬 4기통 2.0~2.2리터 R엔진이다.

두 엔진의 출력 차이가 약 70마력에 달하지만, 실제 체감 출력은 이보다 좁아 보인다. 앞바퀴굴림 R엔진이 상대적으로 동력 손실이 적고, 무엇보다 꽤 잘 만든 엔진이기 때문이다.

반면 뚜렷한 차이는 고회전에서 드러난다. 초반 가속의 특성은 비슷하되 GV80의 3.0 엔진이 배기량의 힘을 십분 활용한다. 고속에서도 꾸준히 밀어붙이는 힘이 대단하다.

▲커다란 5각형 그릴과 양옆으로 뻗어나간 2줄의 주간주행등은 이제 제네시스의 상징이 된다. 세월이 지나도 이 형태를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사진제공=제네시스)

새 모델은 이 시대 현대ㆍ기아차가 개발한 첨단 장비를 모조리 담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껏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주행 보조 장치가 눈길을 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 방향지시등을 살짝 올리고 있으면, 알아서 옆 차선으로 차선을 바꾼다. 물론 주변 다른 차의 위치도 충분히 파악하고 공간을 비집고 들어간다.

나아가 전방 노면의 굴곡까지 미리 감지해 가장 편안하게 요철을 타고 넘을 수 있는 ‘프리뷰 서스펜션’까지 갖췄다.

차 곳곳에 담긴 첨단 장비는 기술적으로 가장 진보한 이른바 ‘테크니컬 플래그십’에 모자람이 없다.

GV80은 꽤 괜찮은 SUV다. 양산 초기모델인 만큼, 일부 알루미늄 보디 곳곳에 도색 결함이 남아있을 뿐, 흠잡을 곳 없는 고급스러움이 가득하다.

새 모델은 모델별로 등급을 나눈, 이른바 ‘트림’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본형(6580만 원)을 시작으로 마음에 담아둔 옵션을 고르면 된다. 옵션을 가득 채우면 차 가격은 90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결국, 다양한 옵션을 바탕으로 나만의 GV80을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제 고민은 당신의 몫으로 남았다.

▲새 엔진의 밑그림은 직렬 4기통 2.2리터급 R엔진이다. 여기에 실린더 2개를 추가해 6기통을 만들고 배기량을 3.0으로 확대했다. 고회전까지 꾸준히 뻗어나가는, 육중하게 밀어붙이는 힘이 꽤 과격하다. (사진제공=제네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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