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사무총장 때보다 구심력 커"
1993년 판사와 변호사의 돈 거래를 폭로했다가 헌정 사상 최초로 법관 재임명에서 탈락한 '영원한 내부고발자' 신평 변호사(63·사법연수원 13기)의 견해다.
13일 서울 광화문 공정세상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난 신 변호사는 "윤 총장이 나오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때보다 훨씬 강한 구심력을 가지며 급부상할 것"이라며 "가장 강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국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청와대 선거개입ㆍ하명수사 의혹 등 최근 '윤석열 검찰' 하에서의 수사를 지켜보던 그가 내린 결론이다. 신 변호사는 "사실 어느 정권이나 선거를 앞두고는 그렇게 해왔는데, 윤 총장은 이것을 뿌리뽑겠다는 것"이라며 "정치적 야심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추미애 장관 취임 이후 검찰이 수세에 몰린 형국이지만 단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윤 총장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 저항할 것"이라면서 "윤 총장 개인은 믿지 않지만 그가 맡은 역사적 소임이 있을 것이고, 그게 정당한 것이라면 지지한다"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했고 2018년 대법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진보 인사로 분류되던 신 변호사는 지난 8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게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날 오전 사법농단 사건 '첫 판결'인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1심 무죄판결과 관련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관련자들에게 줄줄이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현 정권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 변호사는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 개혁안을 두고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경찰에게 수사권이 넘어가는 게 많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신 △기소배심제 △조서 작성 폐지 △법왜곡죄 같은 다양한 법·제도 신설을 통해 검찰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고 봤다.
신 변호사는 신평법률사무소와 공정세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시인이자 수필가로 등단한 작가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사법농단에 맞서는 현실 법정극 '법원을 법정에 세우다'를 무대에 올렸다. 앞으로 웹툰과 영화를 통해 대중에게 '사법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고 사법 피해자를 돕는 일에 힘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