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우리나라 산업은행이 인수 여부를 놓고 고민해 오던 美 리먼브라더스사가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파장을 놓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베어스턴스 등 미국 월가의 5대 투자은행중 세 곳이 무너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미국 부동산 버블 붕괴에 있으며, 이는 미국 이상의 부동산 버블 붕괴 위험이 있는 국내 자금시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리먼브라더스 등 세 곳의 투자은행의 부실이 결국 2007년 시작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가 직격탄으로 작용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시장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내 소득수준이나 상태가 불안정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인 서브프라임모기지는 미국 부동산시장 거품 붕괴에 따라 부실화가 급속도로 퍼졌으며, 이는 서브프라임모기지 파생상품의 동반 부실로 확산됐다.
시장경제연구소는 아울러 부동산 버블 붕괴에 따른 금융시장 부실이 장기화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90년대 일본 부봉산 버블붕괴 시기에는 주택담보대출 파생상품 같은 금융상품 부실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일본보다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인 만큼 미국 경기 회복시까지 최소 3~4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미국 부동산버블 붕괴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국내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즉 예금보다 40% 이상 더 높은 대출을 가지고 있는 대출금융권이 부동산 가격 하락과 경기 불안, 금리의 지속적 상승 등 부동산 시장 불안요소가 가시화되면 결국 대출을 갚지 못하는 주택담보대출자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게 이 같은 주장의 근거다.
한 시장 전문가는 "미국 리만브라더스와 메릴린치사 부도가 부동산 버블붕괴와 관련돼 있는 만큼 이번 사태는 미국보다 사정이 더 좋지않은 국내 주택금융시장에서 부동산 불안심리 확산이란 형태로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미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 상 미국발 '부동산 버블 붕괴론'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던질 동요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발표할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대책에서도 건설업체들이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장하는 주택담보대출 조건 완화는 자칫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로 연결될 우려가 있는 만큼 포함되선 안된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할 부동산 규제완화대책에도 주택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에 촛점을 맞추고 있으며,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는 고려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이같은 부동산 버블붕괴 우려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도 제시할 수 없는 데 따라 위기감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국내 시장 경기나 금리, 주택시장 상황을 봤을 때 만약 버블 붕괴가 일어난다면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 금융 대출 강화 방침을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추가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