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불합치 결정…국회 연말까지 관련 조항 개정해야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운동에서 후보자들의 확성장치 사용으로 인한 소음 규제기준을 정하지 않은 공직선거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A 씨가 공직선거법 제79조 3항 등을 대상으로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헌법불합치란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생길 수 있는 법률 공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법 개정 시점까지 일정 기간 효력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로써 국회는 2021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결정은 올해 4월 15일 열리는 제21대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운동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A 씨는 2018년 실시된 6ㆍ13 지방선거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확성장치 등을 통한 소음 유발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번 사건은 후보자들이 선거운동 등을 하면서 확성장치를 사용할 수 있게 한 공직선거법 79조 3항, 102조 1항, 216조 1항 등이 심판 대상이 됐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모두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 것으로 봤다.
헌재는 “정온한 생활환경이 보장돼야 할 주거지역에서 확성장치의 최고출력이나 소음을 제한하는 등 소음 규제기준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과소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집시법 등에서 대상 지역, 시간대별로 구체적인 소음 기준을 정한 것과 같이 공직선거법에서도 이에 준하는 규정을 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판대상 조항에서 확성장치 사용을 허용하되 확성장치를 통한 선거 소음의 최고출력을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규율하는 조항을 둘 때 선거운동의 자유가 적극적으로 보장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