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의 따뜻한 금융] 가치지향의 사회

입력 2020-01-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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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K임팩트금융 대표

요즈음 대한민국에서는 기준을 찾기가 힘들다. 기준이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우리는 가치 판단의 기준이 상실된 시대에 살고 있다. 시대정신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기심과 집단주의가 팽배한 세상. 어떠한 좋은 가치도 개인의 이기심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사람들은 불의는 참아도 나의 불이익은 참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상생의 논리를 찾을 수가 없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적 가치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은 우리 사회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보면 우리 사회가 아직 희망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당면한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사람들의 열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치에 대한 의식이 없는 인생이 무의미하듯이, 가치가 바로 서 있지 않은 사회가 맞는 결과는 혼란이다. 가치는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켜야 할 규범을 정해주고, 발전의 틀을 제공한다.

사회적 가치는 사회·경제·환경·문화 등의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의미한다.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다. 우리 사회가 위기라는 것은 이러한 가치가 준비되지 못한 채 새로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는 시민사회, 비영리기관이나 사회적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회의 모든 조직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가치를 창출한다. 이를 실현하는 활동은 사회 모든 주체의 과제이다. 국내외적으로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기업의 경영과 정부의 정책 운영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려고 하는 움직임이 확장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정부와 공공영역은 사회적 가치 실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주체이다. 조직의 존립 목적이 공공성을 만들어 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수익을 극대화해서 주주 가치를 높이는 것이 그 목적이지만, 양질의 생산, 유통,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인 책임 이외에 준법, 윤리, 투명, 상생, 협력 등 공동체와 사회를 위한 경영을 통하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여야 한다. 정부 공공부문뿐만 아니라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경영의 우선순위에 놓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일자리, 청년, 지방소멸, 환경파괴 등 당면한 과제들과 빈부, 교육, 지역, 세대와 이념 등 사회의 곳곳에서 보이는 사회·경제·문화적인 격차와 갈등이 우리 주변 곳곳에 지뢰와 같이 산재해 있다. 인공지능, 정보통신기술(ICT), 4차 산업혁명과 같은 혁신들로 파생되는 사회 문제의 골이 어디까지 갈까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이러한 사회 환경 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가치 기준을 바로 잡는 것은 시대적 요구이다. 가치 기반의 사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사회 활동은 물론이고, 투자·생산·소비 등 경제활동의 과정에서도 가치가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새해에는 사회적 가치가 모든 사회경제적 활동의 중요한 준거 기준이 되면 좋겠다.

사회의 여러 조직들과 이해관계자, 국민공동체가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이를 독려하기 위하여 사회적가치기본법을 제정하고 우리 사회에 사회적 가치가 사회구성원들의 활동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사회의 조직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에 대하여 인정하고 보상해주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가 모든 조직의 목표와 전략에 내재되어야 한다. 가치 중심의 사회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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