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 왕즈민→‘시진핑 측근’ 뤄후이닝으로 교체

입력 2020-01-05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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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사태 장기화 따른 문책성 인사 평가…“이번 인사는 중국 정부 강경책 신호”

▲중국 산시성 당서기를 역임한 뤄후이닝 신임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홍콩에 주재하는 최고 책임자를 전격적으로 교체해 시위사태 장기화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두 문장의 짧은 성명을 통해 홍콩 연락판공실 주임이 왕즈민에서 뤄후이닝으로 교체된다고 밝혔다. 성명은 교체 배경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사태가 시작된 이후 홍콩 정관계 주요 인사 중 움직임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락판공실은 중국 정부와 홍콩 정·재계를 연결하는 파이프 역할을 하고 있다. 왕즈민은 과거에도 홍콩에 부임한 경험이 있으며 푸젠성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가깝다는 견해도 있었다.

그러나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추진을 계기로 시작된 시위가 반년 이상 계속되는 가운데 사태가 가라앉을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지난해 11월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민주주의파가 압승을 거두면서 왕즈민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평가다.

홍콩 정치 평론가인 소니 로는 “왕즈민은 친중국 엘리트, 기업 인사들과 너무 관계가 돈독하고 사회 모든 분야,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의 소통은 등한시해 경질될 것이라는 관측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다”며 “홍콩에 대한 계산착오가 그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선거 이후 그렇다”고 설명했다. 왕즈민은 마카오 연락판공실 주임도 역임했으며 지난 2017년 홍콩에 부임했다.

새로 주임이 된 뤄후이닝은 시진핑 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201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산시성 당서기를 역임하고 나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산하 금융경제위원회 부주석을 맡아왔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뤄후이닝을 부정부패의 온상이었던 산시성을 정상화시킨 인사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홍콩에서의 근무 경력은 없지만 소수민족이 많은 칭하이성 당서기를 맡은 이력이 있어 중국 정부가 뤄후이닝의 수완에 기대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리서치 업체 알파인매크로의 천자오 공동설립자는 뤄후이닝의 기용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뤄를 임명한 것은 중국 정부가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일 수 있다”며 “그는 단지 공산당 보스에 불과하며 홍콩 인사들과 아무런 접속 고리가 없고 외교적 경험도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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