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수요 급증…2010년 가스대란 우려

입력 2008-09-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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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천연가스 수급이 점차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소의 가동률이 높아져 국내 단기수급 시장도 어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지식경제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천연가스 2656만8000톤을 도입, 2551만6000톤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만 절반이 넘는 1463만6000톤을 판매해 수요가 급증하는 하반기부터는 가스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올 상반기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한 것은 국내 사용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발전소에서의 사용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력 수요가 증가했다"며 "늘어난 전력수요를 맞추기 위해 LNG발전소를 연중 가동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천연가스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어서 수급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수요 증가로 인해 확보된 물량에 한계가 달하면 수급조절을 위해 단기계약과 현물시장에서 사와야 한다"며 "그러나 최근 현물시장 가격도 지난해 대비 2.5~3배 가량 커져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의 국내 가격구조로는 가스공사가 높아진 천연가스 가격을 감내하기 어렵다"며 "천연가스 도입자금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최근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장기도입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2009년부터 수급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2012~2013년에 장기계약 만료가 집중된 만큼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지난 1999년 정부의 가스산업구조개편 계획에 의해 2000~2004년 최적조건의 장기도입계약 기횔르 상실함에 따라 단 한건의 신규 장기계약도 체결하지 못했고 2010년가지 필요 물량을 중기계약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진우 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가스연구실장은 "장기도입계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천연가스 시장도 가격 상승과 수요 급증으로 인해 (계약이) 어렵다"며 "특히 아시아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러시가가 가스산업 국유화를 추진하면서 수급 확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수요를 감안해 가스공사의 도입계약을 기본물량으로 계산하면 천연가스는 2010년 297만톤 부족을 시작으로 2015년 1580만톤, 2020년 2240만톤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 실장은 "현재 천연가스 시장도 공급자 중심으로 시장이 개편되고 있다"며 "장기도입계약 만료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천연가스 수급불안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시민연대 역시 우리나라 가스분야에서 단기간 내에 수급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로 우려했다.

에너지시민연대측은 "가스의 경우 중장기 물량이 향후 15년 이후에나 공급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공급될 추가물량은 비싼 가격에 사오는 스팟 물량으로 대처해야할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천연가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조너선 스턴(영국 옥스퍼드에너지연구소) 박사는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에너지경제연구원 국제세미나에서 "2009년 말부터 한국의 천연가스 공급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내년까지 새로운 공급선을 뚫지 못하면 내년 말부터는 심각한 상황에 닥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장기 천연가스 수요량을 예측하고 있다"며 "가스공사를 통한 가스전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부족 물량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천연가스 수급불안에 관한 문제가 점차 구체화됨에 따라 새 정부 출범이후 올해 말 처음 발표되는 '제9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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