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수영구 1599만원>대구 수성구 1568만원'
부동산 큐레이션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지난달 수영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99만3000원이다. 5대 광역시 자치구 가운데 가장 아파트값이 비쌌다. 수영구 아파트값은 지난달부터 두 달째 광역시 자치구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가격(1565만2000원)과 비교해도 2.18% 높아졌다.
8~9월 광역시 아파트값 1위 자리를 차지했던 대구 수성구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월 1561만6000원에서 지난달 1568만1000원으로 0.42% 오르는 데 그쳤다. 수영구와의 격차도 3.3㎡에 3만6000원에서 31만2000원으로 더 벌어졌다.
실거래에도 불이 붙었다. 지난달 수영구의 주택 거래량은 140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267건)보다 5배 넘게 늘어났다. 부산 내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실거래 가격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영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남천동 삼익비치 전용면적 131㎡형은 지난달 9억2000만 원에 매매됐다. 올해 초 매매가(7억3000만 원)보다 1억8000만 원 뛰었다. 올 초 5억500만 원에 거래됐던 민락동 부산더샵센텀포레 전용 84㎡의 실거래가도 지난달엔 5억8000만 원까지 올랐다.
최근 수영구 집값을 끌어올린 가장 큰 호재는 조정대상지역 해제다. 수영구는 지난달 해운대ㆍ동래구와 함께 조정대상지역에서 벗어났다.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리면 대출 규제가 완화된다.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에선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40% 이하로 제한되지만, 비(非)조정대상지역에선 70%까지 늘어난다. 시가 9억 원짜리 주택을 사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서울에선 많아야 3억6000만 원을 빌릴 수 있지만, 부산에선 6억3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다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 금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 시세 차익을 노리는 이른바 ‘갭투자’를 가로막던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다.
여기에 지역 경기 침체로 부산 집값이 오랫동안 하락을 거듭하다 최근 반등을 시작하면서,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지난 2년간 부산 아파트 가격은 부동산 규제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조정대상지역 해제의 호재로 시중 유동자금이 비교적 규제가 자유로워진 부산에 쏠리면서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는 분위기"라며 "자칫 묻지마 투기도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부산 아파트 매입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