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정서 이해하는 세계인… 재계, '글로내컬' 인재 모셔라

입력 2019-1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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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및 아시아 기업 출신 속속 합류, 韓 기업 이해도 높은 현지 전문가

재계 주요 기업이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대를 위해 속속 ‘글로내컬(Glonacal)’ 인재를 영입 중이다.

글로내컬 인재는 △글로벌(Global) 기업에서 활동해온 이들 가운데 아시아 특히 △한국 기업의 정체성(National)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당 분야와 지역(Local)에 대한 전문성까지 두루 갖춘 이들을 말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기업은 글로벌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하게 다른 기업에서 낸 성과를 바탕으로 맹목적으로 영입하지 않는다. 우리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당 분야 또는 지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냈던 이들이 대상이다. 이른바 ‘글로내컬 인재’다.

글로내컬 인재는 글로벌(세계 시민성), 한국 정체성(내셔널), 지역 전문성(로컬)을 두루 갖춘 이들을 말한다.

글로벌 인재교육에서 시작한 신조어다. 각각 다른 문화에서 성장하고 교육받았으나 다국적 기업에서 △상호 작용 △공존 △소통 등을 핵심가치로 앞세워 전사적 성과를 끌어낸 이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대부분 교포 또는 아시아 기업 출신들이 많다.

LG전자는 최근 인공지능 분야 차세대 리더인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컴퓨터공학부 ‘조셉 림(Joseph Lim)’ 교수(35세)를 영입했다. 한국계인 조셉 림 교수는 인공지능연구소의 영상지능 연구를 담당한다. LG전자에서 임원급 대우를 받는다.

LG전자는 조셉 림 교수의 연구분야가 3가지 인공지능 지향점(진화, 접점, 개방) 중 하나인 ‘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셉 림 교수는 서울 양재동에 있는 인공지능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USC를 오가며 영상지능 분야의 연구를 주도할 계획이다.

3월 글로벌 인재를 대거 영입한 삼성전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은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윌리엄 김(William Kim) 전 ‘올세인츠(AllSaints)’ CEO를 무선사업부 리테일·이커머스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온ㆍ오프라인 채널에서 고객들과의 접점을 강화해 스마트폰 판매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계 경영인인 김 부사장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인 구찌(Gucci), 버버리(Burberry)에서 경험을 쌓았고, 2012년에는 영국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 CEO로 영입된 바 있다.

▲재계 주요기업이 올들어 '글로내컬' 인재를 속속 영입 중이다. 한국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교포 또는 사정이 비슷한 아시아 기업 출신의 인재들이다. 사진 왼쪽부터 LG전자에 합류한 조셉 림 USC 교수, 윌리엄 김 삼성전자 이커머스 부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 현대차)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현대ㆍ기아자동차다.

올해 들어 북미 자동차 시장은 예상을 넘어선 위축기에 접어들었다. 3분기 기준 전체 북미 자동차 시장이 전년 대비 4.3%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1% 안팎의 성장세를 끌어냈다.

경쟁 기업 판매가 줄어드는 사이, 현대ㆍ기아차 판매가 소폭 증가하면서 점유율은 개선세를 보였다.

팰리세이드와 베뉴, 쏘나타 등 주력 신차가 현지에서 힘을 보탰다.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올해 들어 영입한 ‘글로내컬’ 인재가 효과를 내는 중”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먼저 4월 현대차에 합류한, 닛산 전사성과총괄(CPO) 출신 ‘호세 무뇨스’ 사장이 북미 시장 개선세를 주도하고 있다. 그는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및 미주권역 총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이어 6월에는 북미시장 회복과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영토확장을 위해 닛산 출신 ‘랜디 파커’를 판매담당 부사장이 합류했다. 10월에도 닛산 출신 로버트 그래프턴을 딜러 개발 담당 임원(디렉터)으로 영입했다.

이들 모두 닛산과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의 미국 현지시장 확대를 주도했었다. 북미시장에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영토확장을 추진 중인 현대차 역시 이들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글로벌(Global) 기업 닛산에 몸담아오며 아시아 기업의 정체성(National)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북미 현지사정(Local)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고가의 소비재일수록 획일화된 하나의 제품을 글로벌 곳곳에 내놓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기업의 추구하는 글로벌 브랜드 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세분화된 시장에서 니즈(요구)를 제대로 파악하는 전문가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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